<앵커>
일본에서는 다음 달 치러지는 도쿄도지사 선거에, 역대 가장 많은 56명이 후보자로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들을 홍보하는 게시판에, 후보자 사진 말고, 뜬금없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가득 붙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도쿄 박상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음 달 7일 예정된 도쿄도지사 선거 후보자 홍보 게시판입니다.
도 선관위가 도내 1만 4천 곳에 설치했는데, 도쿄 시내 이 게시판의 경우 후보자 사진이나 공약 대신 난데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문구의 포스터가 가득합니다.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포스터가 후보 게시판 48칸 가운데 절반인 24칸이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수를 표방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이 내건 겁니다.
선관위가 관리하는 게시판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일본 선거법의 맹점 때문입니다.
허위내용이나 타 후보 비방이 아니면 포스터 내용을 제한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NHK 당이 20여 명의 후보자를 출마시킨 뒤 얻은 게시판 이용권을 돈을 받고 판 겁니다.
후보 게시판이 엉뚱하게 광고판으로 변질된 셈입니다.
한 후보자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외설적인 포스터를 게시해 조례 위반 혐의로, 경찰의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마에다/도쿄도민 : 게시판은 선거에서 싸우기 위해 후보자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관계없는 것을 붙이면 안 됩니다.]
정부도 경고에 나섰습니다.
[하야시/일본 관방장관 : 게시판은 후보자 자신의 선거운동용 포스터를 게시하기 설치한 것입니다. 후보자 아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도쿄도지사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56명의 후보자가 등록하다 보니 선거 게시판에 이름을 다 붙이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게시판 자리가 48개여서 49번째 이후 등록 후보자는 테두리에 붙이게 해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