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텃새화된 가마우지 떼가 크게 늘면서 대청호 주변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배설물 때문에 숲이 병들고, 어린 물고기들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자, 정부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는데요.
그 현장을 TJB 양정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대청호에서 배를 타고 5분 정도 떨어진 고래섬.
한겨울에 눈이 내린 듯 섬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가마우지들이 떼를 지어 앉아 있습니다.
제가 섬 안으로 들어와 봤는데요.
나무들이 가마우지의 하얀 배설물로 뒤덮여 있고, 대부분은 나뭇가지가 꺾인 채 죽어가는 모습입니다.
가마우지의 배설물은 산성이 강해 나무를 고사시키고 수질과 토양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700g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유별난 먹성 때문에 어민들도 울상입니다.
붕어와 잉어 등 토종 물고기를 주로 잡아먹으면서 어획량이 4분의 1로 급감한 상태입니다.
개체 수가 20년간 120배 늘며 전국에 3만 마리가 넘어가자 환경부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고 지난 3월부터 포획을 허가했습니다.
엽사들이 둥지에 남은 가마우지들을 향해 엽총을 발사합니다.
1시간 동안 포획한 가마우지가 200여 마리에 이릅니다.
민물가마우지는 원래 러시아 등에서 번식하다 한국이나 일본으로 이동하는 겨울 철새였습니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 영향으로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 개체가 한반도에 눌러앉으며 텃새화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총기 사격 방식이 이동성이 강한 가마우지의 특성상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가 새로운 서식지를 형성할 확률이 높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금상 TJB)
TJB 양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