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전 오늘(19일), 대형 마트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20대 직원이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쓰러져 숨졌습니다.
그 이후 코스트코는 직원 휴식 시설을 만들고 안전 대책도 내놨는데, 일 년 사이 일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주차장 카트 관리 업무를 하다 쓰러진 고 김동호 씨.
연일 30도를 넘는 폭염 속에 하루 20여 킬로미터를 걸으며 카트를 옮기던 김 씨는 더위로 인한 과도한 탈수로 숨졌습니다.
사고 1년 만인 오늘 다른 코스트코 매장의 주차장에 가봤습니다.
차량 열기가 더해지면서 온도가 36도에 달합니다.
바깥 온도보다 2도 더 높습니다.
주차장의 열기를 내보낼 수 있는 환풍시설이 고장 나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이교덕/코스트코 광명점 직원 : 습해지기 시작하면 이제 호흡 곤란이 올 정도로. 측정하면 50도까지 나왔어요. 그냥 실제 온도가.]
코스트코는 무리한 작업을 막기 위해 한 사람이 한 번에 최대 6개 카트만 옮기도록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작업량은 그대로고 이동 거리만 늘다 보니, 휴식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10개가 훌쩍 넘는 카트를 한 번에 옮기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이교덕/코스트코 광명점 직원 : 회사에서는 뭐 여섯 개 일곱 개만 나르라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저희가 하루에 한 5만~6만 보를 걸어야 합니다.]
주차장 입구나 인도, 심지어 버스정류장 등 지정된 장소를 벗어난 곳에 놓인 카트는 이들을 더욱 지치게 만듭니다.
코스트코 노조는 쉴 권리를 위해 휴게시설의 표준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사측과 단체협약을 논의하고 있지만 4년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강시우,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