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 휴진에 일부 동네 병원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역 시민들 사이에서 오늘(18일) 휴진에 참여하는 동네 병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가 1.23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적은 세종시의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휴진에 참여하는 동네 병원 정보를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22만 명이 넘는 세종시 주민들이 가입한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단 휴진에 동참한 의원은 무조건 불매운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글이 올라오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오늘 휴진을 예고한 지역 관내 개원의들의 병원 정보를 공유하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병원에) 18일 휴진 쓰여 있는 거 보고 다시는 거기 이용 안 할 생각했다', '갔다 온 병원인데 저런 마인드로 병원을 운영했다니 앞으로는 거른다', '자주 가던 병원 이름을 보니 실망이 크다', '생각보다 세종에도 동참하는 병원들이 많아서 실망이다' 등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세종시민 한 모(56) 씨는 "환자들을 내팽개치는 의사가 누군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면서 "이런 마인드면 앞으로 그냥 계속 휴진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세종시는 평균연령이 37.7세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젊은 도시입니다.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0.97로 전국 1위이지만,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관내 27곳에 불과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소에도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을 하던 지역 일부 부모들에게 지역 병원 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 휴진은 큰 배신감으로 다가온 모양새입니다.
세종시에서 네 살배기 자녀를 키우는 주부 최 모(34) 씨는 "아이가 가끔 다니던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휴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간적인 실망감이 너무 컸다"며 "안 그래도 세종시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진료 보기가 힘든데 휴진하는 병원은 앞으로도 참고하고 무조건 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불매운동 움직임에 일부 시민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시민은 "다니던 병원이 휴진하면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휴진하는 병원 정보 올리고 좌표 찍는 행동이 옳은 걸까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세종시에 따르면 오늘 지역 병·의원 226곳 중 휴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은 16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세종시 관계자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비상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정부 지침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