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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짜리 가덕도 신공항 '삐걱'…주민들 "한 뼘도 안돼"

<앵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 중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정부가 오는 2029년에 개항하겠다며 공사 일정을 앞당겼는데 10조가 넘는 이 국책사업에 참여하겠단 건설사가 한 곳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주민들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데, 왜 그런 건지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 남단 가덕도의 대항항 일대, 오는 2029년 12월 신공항이 들어설 곳입니다.

제 주변으로 보이는 이 바다를 메우고 산을 깎아 약 200만 평 규모 신공항을 만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저기 저 끝에서 이쪽으로 해 여기까지 매립을 한답니다.]

그런데 최근 마감한 10조 5천억 원 규모 부지 조성 공사 입찰에 단 한 군데 건설사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바다를 메워가며 하는 어려운 공사라, 6년 공기 안에 마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0대 건설사들은 2곳까지만 협업해 응찰하도록 한 제약도 걸림돌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 난이도가 높다 보니까 절대적인 공기가 필요해요. 급하게 막 하다 보면 나중에 하자보수 책임소재 문제도 있고. 결과적으로 이건 '들어가면 안 되는 사업'입니다.]

국토부는 공기가 촉박하지만 전문가 검토 결과, 불가능한 건 아니라며 재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조건이 같아 다시 유찰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 전문가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겨냥해 5년을 앞당긴 개항 시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섬과 섬 사이를 메운 인천공항도 9년이 걸렸는데, 기상 요인이 큰 외해 매립은 더 어렵다는 겁니다.

[정충기/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대한토목학회장) : 공기를 결정하는 것, 공사비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부터 해야 한다고 봐요. 파도 같은 것도 훨씬 심하고 공사 일수도 굉장히 줄어들어서 제일 어려운 공사가 될 수도 있어요.]

어업으로 대 이어 살아온 가덕도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김명자/부산 가덕도 주민 : 초가집이라도 내 집에 발 뻗고 잘 살았는데 지금 나가게 되면 다 불안하잖아요.]

이주 대책 협의는 진전이 없습니다.

[김영성/부산 가덕도 대항어촌계장 : 보상 대책, 이주 대책, 생계 대책. 그것도 못 들어주면서 공항을 어떻게 합니까? 공항 안 해야 해요. 한 치의 땅도 내줄 수 없습니다.]

경제성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많이 반영돼 추진돼온 가덕도 사업, '속도전' 부작용이 없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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