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아파트를 건설사가 갑자기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이 아파트가, 후지산이 잘 안 보이게 가린다며 주민들 민원이 끊이지를 않았기 때문인데요. 다 지어놓은 걸 부수는 게 아깝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도쿄 외곽의 10층짜리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1월 착공해 완공 직전 상태로 다음 달부터 18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NTV 뉴스 : 베란다에 가스 급탕기로 보이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건설사가 최근 아파트 앞에 뜻밖의 공지문을 붙였습니다.
마무리 작업 대신 오히려 해체 준비 작업에 들어가겠다는 내용입니다.
다 짓자마자 부수겠다는 겁니다.
[주민 : 깜짝 놀랐습니다. 다 지어 놓았는데….]
이 아파트는 후지산이 잘 보이는 광경으로 유명한 지역에 들어섰습니다.
애초 건설 계획 단계부터 아파트가 지어지면 후지산 조망을 해칠 거라는 주민 민원으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건설사는 층수를 11층에서 10층으로 줄이고 건물 높이도 1m가량 추가로 낮춰 공사를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건물이 다 지어지자, 후지산을 절반 정도 가리는 것으로 드러났고 시내 고지대에서도 후지산이 잘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주민 : 일상적으로 후지산 경치를 봐 온 사람으로서는 매우 유감입니다.]
완공을 앞두고 해체 공사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경관을 해쳤으니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과 함께 경관을 좀 가렸다고 다 지은 건물을 해체하는 건 자원 낭비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주민 : 모처럼 지은 것을 부순다고 하니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사는 건물 환경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계약금 등은 환급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