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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요지 상가도 '텅텅'…"아무도 안 와" 못 버텨 경매로

<앵커>

이렇게 숫자로는 우리 경제가 나아진 거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잘되지 않아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가 건물이 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호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의 이른바 '대장 아파트'입니다.

최근 조합원 취소분 1가구 청약경쟁률이 3만 5천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지만, 아파트 내 상가는 여전히 곳곳이 비어 있습니다.

상가 건물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2018년 말 준공된 금천구의 이 상가는 제법 번화한 거리인데도 드문드문 비어 있습니다.

방치되다 경매로 넘어갔는데, 감정가 18억 9천만 원인 한 상가가 5차례 유찰 끝에 7억 6천만 원 수준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주변 상가도 공실이 넘쳐납니다.

[김 모 씨/'전출 예정' 상가 세입자 :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그런지 지금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나가기로 돼 있는지가 1년이 넘었는데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다 보니,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고금리 대출 이자를 못 버티고 속속 경매에 넘기는 상황입니다.

상가가 과잉 공급된 수도권 신도시 위주의 문제였다면, 이제 서울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경매 넘어간 상가 물량은 237건, 1년 전보다 2.4배나 늘어 7년여 만에 최대치입니다.

이 가운데 낙찰된 물량은 28건, 주인을 찾는 물건이 10건 중 1건에 불과합니다.

[상가 세입자 : (상가건물 주인이) 건물 매각을 하기 위해서 애를 많이 썼는데 너무 저가 평가가 돼서 아직 안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수요가 없으니 헐값에 거래돼 경매 감정가 대비 낙찰가는 평균 66.6%에 그쳤습니다.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또는 임대가 안 나가게 되면 가계 파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죠.]

경기침체에 따른 자영업 불황이 상가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인데, 개인뿐 아니라 건설사, 그리고 PF 대출을 해준 제2금융권에도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디자인 : 조성웅, VJ :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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