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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여세요" 30분간 증거 인멸…'채굴기' 사기단 검거

<앵커>

가짜 가상화폐 채굴 사이트를 만들고, 여기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게 해 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0일 만에 사람들에게 7억 원이 넘는 돈을 뜯어냈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아파트, 소방관들이 쇠막대 같은 장비를 들고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소방관 :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얼른 여세요.]

호응이 없자 소방관들이 강제로 문을 열고, 테이저건을 든 경찰관들이 앞장서 들어갑니다.

자는 척 방에 누워 있던 남성은 투자사기 조직의 간부 20대 A 씨.

30분 동안 문을 열지 않고 버티며 휴대전화에 있던 범죄 증거물들을 지우다 체포됐습니다.

[경찰관 : 체포영장 갖고 와. 집행해. (누구세요?) 변호인 선임할 수 있고.]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 일당은 미국 나스닥 상장이 예정돼 있다는 가짜 가상화폐 채굴 사이트를 만든 뒤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30만 원을 투자하면 매일 1만 원씩 주겠다고 유인한 뒤, VIP 특별 할인을 해주겠다며 더 많은 돈을 투자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사업자등록증도 가짜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보여줬습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한두 달씩 단기로 임대해 범행 후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불과 20일 만에 피해자 69명으로부터 7억 1천2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관리책과 콜센터 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눴는데 폭력조직원 2명도 포함됐습니다.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돈은 외제 차량과 명품 등을 사는 데 쓰였습니다.

운영총책의 집에서는 6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도 발견됐습니다.

[경찰관 : (필로폰이) 몇 그램 정도 되는 거야, 이게 지금?]

경찰은 일당 13명을 검거해 총책 등 7명을 구속하고, 확인된 범죄수익은 동결조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김준희, 화면제공 : 인천중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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