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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도 없고 병원도 못 갔다"…유령처럼 살았던 188명

주민번호 없었던 '무적자' 삶 추적기

<앵커>

자신의 이름도 알지 못하고 주민번호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무적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저희가 처음으로 관련자료를 수집해서 서울 시내 188명의 무적자들 추적에 나섰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성과 이름, 무엇하나 선명한 게 없는 김 씨는 60년 가까이 주민번호 없이 살아온 무적자입니다.

[김 모 씨 : (이름은) 내가 그냥 만든 거야. 내 생일은 아니고.]

어릴 때 보육원에서 지냈다는 희미한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김 모 씨 : 경기도 어디인데 정확히 몰라가지고 기억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렸을 때는….]

보육원을 벗어난 뒤에는 배달, 주방일 보조로 생계를 겨우 이어갔고, 신분증이 없으니 학교도 다닐 수 없고, 통장 개설이나 병원 진료도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김 모 씨 : 그러니까 한 57, 58년 동안 병원 간 적이 없죠. 아예.]

김 씨는 2년 전에야 뒤늦게 성과 본을 만드는 '창성창본'으로 한양 김 씨의 시조가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권 내의 삶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김 모 씨 : 외로운 거야 뭐 습관 되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요.]

실제로 살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도시의 유령 '무적자'는 김 씨만이 아닙니다.

법의 보호, 제도의 안전망에서 벗어난 우리 사회의 최약자인데도, 정부 차원에서는 단 한 번도 정확한 집계를 시도한 적조차 없습니다.

SBS는 서울시와 함께 처음으로 시 산하 노숙인 보호 시설 7곳을 통해 무적자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수 십 년간 무적자로 살다 뒤늦게 창성창본을 한 188명을 찾아냈고, 이들의 삶이 제도권 밖으로 이탈한 경위와 원인 등을 추적해 연속 보도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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