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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훈련병 얼차려 받다 사망…"완전군장 구보·팔굽혀펴기"

<앵커>

한 육군 훈련병이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져서,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숨진 훈련병은 통상 20kg 정도 되는 '완전군장' 상태에서 구보와 팔굽혀펴기를 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 모 부대 신병교육대에서 군기 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한 명이 쓰러졌습니다.

훈련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만에 숨졌습니다.

숨진 훈련병은 통상 20kg 정도 나가는 완전 군장 상태에서 1.5km 구보에 팔굽혀펴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군 인권센터는 훈련병 6명이 생활관에서 떠들었다는 이유로 군기훈련을 받았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며 군기 훈련 중 훈련병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현장 간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 다른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는 집행 간부에게 '상태가 좋지 않다'라고 보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차려(군기 훈련)를 계속 강행하다가 사고가 발생을 한 것으로 지금 확인되고 있습니다.]

훈련병들이 연병장에서 구보를 하는 현장에는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도 다른 간부와 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육군 군기 훈련 규정에는 완전 군장을 하고 1km당 10분씩 쉬면서 모두 4km까지 걷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군장을 한 채 구보를 시키거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건 규정 위반입니다.

군 관계자는 "규정에 부합되지 않은 정황이 있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기로 결정했고, 이첩 시기 등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숨진 훈련병을 부검한 국과수는 외관상 특별한 지병이나 사인을 판별할 수 없다는 구두소견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경찰조사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무리하게 군기 훈련을 시켰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육군은 숨진 훈련병의 순직을 결정했고, 일병으로 추서했습니다.

앞서, 이번 사고 이틀 전에도 신병교육대 훈련 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는 등, 훈련병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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