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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가 직접 잡아낸 '서울대 음란물' 핵심…경찰 "위장수사 확대"

<앵커>

이른바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가 검거될 수 있었던 것은 민간활동가가 자신을 남자라고 속이며 만남을 이끌어낸 덕이었습니다. 경찰이 이렇게 했다면 현행법상으로는 불법 수사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이 위장수사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대 동문 등 여성 48명을 대상으로 합성 음란물을 제작 유포한 40살 박 모 씨.

박 씨를 2년간 추적하고 접촉한 건 경찰이 아닌 민간활동단체인 '추적단 불꽃'이었습니다.

변태 성향을 가진 남성이라고 속여 텔레그램 대화를 이어갔고 만남을 이끌어냈습니다.

[원은지/'추적단 불꽃' 활동가 : 가상의 아내가 있다고 이제 설정을 해서 그 아내를 능욕하는 대화들을 같이 했어요. 그러면서 이제 라포를 쌓았는데.]

경찰 위장수사는 아동 청소년 대상 디지털성범죄로 제한돼 있다 보니 피해자 측이 신분을 속여 직접 추적한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장수사 범위에 성인 대상 범죄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사범 가운데 60%가 성인이고, 연령이 다르더라도 피해자들의 고통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위장수사는 사전에 승인을 받고 진행되는데, 우선 수사하고 사후에 승인받는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합니다.

가해자가 잠적하거나 대화방이 사라질 수도 있는 디지털 범죄 특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다만, 남용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이훈/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을 부추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돼야 합니다.)]

경찰은 위장수사 허용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의 남용 방지 대책도 검토하고,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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