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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국방장관 통화…"초급간부 처벌 가혹"

<앵커>

지난해 여름 해병대 수사단이 채 해병 순직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 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던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단장부터 부대 중사까지 모두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결과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초급 간부까지 똑같이 다 처벌하는 건 가혹하지 않느냐는 취지를 당시 전달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여현교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19일 채 해병 사망 사건이 벌어진 뒤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을 돌아보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을 질책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수습하는 그런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해서 이런 인명사고가 나게 하느냐.]

또 홍수나 태풍이 계속 올 수 있는데 앞으로 작전을 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는 질책성 당부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해병대 수사단의 채 해병 사건 조사 결과를 놓고도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전화통화가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는 임성근 해병 1사단장부터 현장 부대 중사까지 총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결과를 두고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과 통화하며, '명령을 이행한 초급 간부들까지 똑같이 다 처벌하는 건 가혹하지 않느냐'는 취지를 전달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 통화를 한 시기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7월 31일 오전에 해병대 수사단의 언론 브리핑 자료가 대통령실로 전달됐고, 이후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린 만큼 통화는 7월 31일 또는 그 이후로 추정됩니다.

[임기훈/전 국방비서관 (지난해 8월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 (지난해 7월) 31일 오전에 (해병대 수사단 언론 브리핑 자료를) 제가 받았습니다. 안보실장님께 보고드렸습니다.]

당시 통화에서 '임성근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지시는 없었다'는 해명도 있었습니다.

이 전 장관 측은, "대통령과 전화 통화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른바 대통령의 '격노'는 없었고, 임성근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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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조팀 박원경 기자와 이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Q. 대통령-장관 통화, '격노설' 관련?

[박원경 기자 : 우선 살펴봐야 될 것이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건 지난해 7월 31일 낮 12시쯤입니다. 이보다 15분 전쯤에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전화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 전화가 윤 대통령의 전화 아니냐, 이 통화에서 대통령이 격노한 것 아니냐가 격노설의 핵심입니다. 앞선 리포트에서 전한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가 딱 이때냐는 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이 대통령의 격노는 들은 적이 없다고 하는 만큼 격노설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다른 경로로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정훈 대령 측은 김 사령관에게 격노설과 함께 윤 대통령이 국방과 관련해 이렇게 화를 낸 적은 없었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당일 오후 5시에 김 사령관이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고요. 임 비서관이 그날 오전에 열렸던 대통령실 회의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박 대령 측은 임 비서관이 격노설을 전한 것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고 있는데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서 임 비서관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Q. 대통령-장관 통화 법적 쟁점은?

[박원경 기자 : 맞습니다. 지난해 8월 국방부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와는 달리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이첩을 했고요. 임성근 사단장 등 4명은 수사 의뢰 형식으로 경찰에 넘겼습니다. 현장을 통제했던 중위와 상사 등 여군 2명은 이첩 대상에서 제외됐는데요. 초급 간부 처벌은 가혹하다는 윤 대통령의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 장관 측은 이첩 보류 지시도 재검토 지시도 장관의 권한 범위 내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했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설사 격노설이 맞다고 해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국방장관에게 지시한 게 뭐가 문제냐, 이런 입장입니다. 반면 군사경찰 직무 법 등을 보면 군사경찰에 대한 지휘, 감독 권한은 설치부대장에게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장관의 지시는 위법하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향후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사실 관계 확인은 물론이고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 해당되냐, 이런 부분이 주요 쟁점이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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