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황색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하면 신호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문제 어제(22일) 짚어봤습니다. 경찰은 해당 법 규정이 국제 기준을 따른 거라면서 문제없다는 입장인데요, 팩트체크 코너에서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정지선에 다다르기 직전에 바뀐 황색 신호에서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난 사고, 대법원은 불가피성을 인정한 1, 2심과 달리 신호 위반의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전 대법원 판례도 같았습니다.
[장효강/변호사 : '법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는 일관성을 유지했다'라고 보이는데, 현실과는 괴리가 상당히 크다. 그러니까 마치 죽은 판결로 보인다….]
법 규정대로 황색등에 급제동하면,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 갈 줄 알았죠. 그런데, 이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그냥 지나가면 법을 위반하게 되는 겁니다.
[김석규/버스 기사 : 막 달리던 차가 정지선 여기서 한 2m, 3m 남겨놓고 코앞에서 어떻게 서냐고요, 달리던 차가. 있을 수가 없지 그건.]
우리 황색등 법 규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경찰은 도로 신호에 관한 국제 기준인 '비엔나 협약'을 따르고 있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비엔나 협약을 확인해 봤습니다.
황색등에서는 정지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지선 앞에서 멈추지 못할 정도로 가까이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지선에 멈출 수 없다면 그대로 통과하라는 얘기입니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유럽연합 회원국 상당수와 미국과 영국, 일본은 이른바 딜레마존을 둬서 황색등에서의 교차로 통과를 허용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때 멈추지 않으면 신호위반입니다.
경찰은 법 규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황색등에서의 교차로 진입을 단속하지는 않습니다.
경찰조차도 법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겁니다.
[정경일/변호사 : 딜레마 구간에서 미리 대비해서 멈추라는 규정을 두든가. 아니면 멈추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히 통과하라는 규정을 두든가. 좀 더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SBS 취재가 이어지자, 경찰은 전문가들과 함께 황색등 규정을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최재영, VJ : 김준호, 작가 : 김효진, 인턴 : 노은수, 화면 출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