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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 말까' 딜레마존…"안 겪어보면 몰라" 판결에 분통 [사실은]

<앵커>

최근, 교차로를 진입하기 직전에 신호가 황색 등으로 바뀌면 차를 멈춰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차로 한복판에서 차를 급하게 멈추면 더 위험하다는 지적과 함께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에서 박세용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신호등이 황색으로 바뀌는 순간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차량.

불가피함을 인정해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1, 2심과 달리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황색등이 들어온 이상 정지선이나 교차로 진입 전에 멈췄어야 했다는 겁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제동거리가 충분히 확보되면 멈추지만, 정지선 도착 직전 황색등으로 바뀌면 그냥 통과하는 차량이 수두룩합니다.

제동거리가 긴 버스는 특히 그렇습니다.

[김석규/버스 기사 : 정지선 2~3m 전에서 황색이 떨어지면 그냥 지나가야 돼요. 왜? (브레이크) 확 밟으면 손님이 다 다쳐요.]

[버스 기사 : (판결에) 성질나지. 이거는 직접 자기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예요.]

황색등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교차로 중간에 멈춰 선 차량,

[멈추니까….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대법원에서 멈추라 그랬잖아.]

추돌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 이때 황색 신호다! 어어어….]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황색등에서는 차량이 교차로에 이미 진입한 경우에만 지날 수 있습니다.

진입 전이라면 반드시 멈춰야 하고 지나가면 신호위반입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다릅니다.

미국의 대부분 주에서는 이른바 '딜레마존'이라고 해서 멈추려 했다가 위험한 상황이 우려되면 통과를 허용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 호주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주 퀸즐랜드주 교통부 : 신호등이 바뀔 때 교차로에 너무 가까워서 안전하게 멈출 수 없는 경우 황색 신호등을 통과하여 운전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때문에, 우리도 현실에 맞게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김민성/변호사 : 실질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법이죠.]

[홍지형/변호사 : 도로교통법이 개정이 되지 않는 이상 이제 해결하기는 좀 어렵다.]

현행 도로교통법의 황색등 규정은 45년 전인 지난 1979년 만들어져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조수인, VJ : 김준호, 작가 : 김효진, 인턴 : 노은수, 화면출처 : 유튜브 한문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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