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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가린 치료실 안 '퍽퍽'…"CCTV 볼게요" 드러난 학대

<앵커>

발달장애아동들이 방문하는 복지관에서 한 치료사가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 아동만 열 명이 넘었는데, 이 치료사는 의사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을 때리거나 상습적으로 방치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편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창원시가 운영하는 장애인종합복지관 치료실.

한 여성이 휴지를 든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때립니다.

잠시 바닥을 닦더니, 다시 폭행이 이어집니다.

다른 아이는 같은 여성에게 입 부분을 맞아 균형을 잃고 넘어집니다.

이 복지관에서 10년 넘게 일하던 통합감각치료사 30대 A 씨가 발달장애아동들을 폭행하는 모습입니다.

[피해아동 부모 : 엄청 큰 소리로 계속 지시를…소리를 엄청 화내면서 소리를 질렀어요.]

치료사는 창문이 불투명스티커로 가려진 방에서 아동과 1대 1로 수업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의 폭행은 지난달 치료실 밖에서 아이를 때리는 소리를 들은 학부모가 복지관에 CCTV 열람을 요청하면서 드러났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A 씨를 찾아간 아동 14명이 학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대부분 발달장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이들이었습니다.

[피해아동 부모 : 말이 안 되고 더 표현이 안 되는 아이들은 더 학대당하고….]

A 씨가 치료 시간 내내 컴퓨터만 보는 등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방임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해당 치료 시간에는 A 씨가 부업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게시물을 올렸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아동 부모 : 17개월 말부터 지금 10살까지 (보냈어요.) 언어 치료도 필요하고…시간을 다 날린 거예요. 만 10세 전에 치료해야 되는데….]

A 씨는 발달장애아동 감각치료 과정에서 불가피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이지 학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복지관 측은 문제 인식 직후 계약직 치료사인 A 씨의 수업을 중단시켰다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하는 한편, 복지관 관계자들에게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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