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으면서 새로운 카페나 식당이 곳곳에 생겼는데요. 그런데 최근에는 대부분 제주보다는 일본 여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문을 닫는 가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 앤 간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제주의 한 유명 해수욕장변에 문을 연 이 카페, 보통 붐비는 시간대인데 손님이 전혀 없습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 초기엔 꽤 매출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3천만 원 수준인 1년 연세 내기가 버겁습니다.
[제주 카페 주인 : 하루에 한 30만 원 정도만 팔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시작을 했는데 (작년에) 관광객이 없다 보니까 이게 너무 힘들었어요, 솔직히. 한 잔도 못 판 적도 있고요.]
갈치조림을 파는 이 식당도 점심 시간, 텅 비었습니다.
[제주 식당 주인 : 코로나 때는 외국을 안 가고, 제주도로 많이 왔잖아요. (지금은) 거의 40%는 줄었다고 봐야죠. 우리뿐 아니라 그렇게 (손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더 못 버티면 선택지는 폐업 밖에 없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의 한 해안도로입니다.
주변에 오가는 차량들은 많지만, 인근 건물에는 이렇게 임대문의가 붙은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의 지난해 폐업률은 20.9%로 코로나 전후를 비교할 때 전국에서 가장 증가폭이 가팔랐습니다.
올레길 풍경에 반해 제주에 정착해 카페를 연 A 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카페를 닫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유지합니다.
[A 씨/전 제주 자영업자(카페 운영) : 저도 로망으로 시작을 했는데 말리고 싶고, (가게 내놨을 때도) 너무 안 팔리니까 제가 냈던 권리금보다 못 받았죠.]
섬 특성상 운송료가 더해져 재룟값, 유지비 등이 더 높고 인건비와 임대료도 비쌉니다.
장사가 잘 되면 비용을 감수할 수 있는데, 엔저로 일본으로 향하는 관광객이 급증하자,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겁니다.
[제주 공인중개사 : 상업지에 아주 좋은 데는 월 1천만 원 그 이상이거든요. 공실이 많죠, 지금. 관광객이 안 들어오고 들어와도 돈을 쓰는 관광객이 별로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비계삼겹살, 바가지요금 등 곱지 않은 시선까지 가세해 제주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김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