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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돈 빌렸다 폭행·사채…"네 아들 돈 갚아" 어른까지 협박

<앵커>

청소년들 사이에 온라인 불법 도박이 성행하면서 친구에게 도박에 쓸 돈을 빌려준 다음 말도 안 되게 높은 이자를 받는 아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돈을 갚지 않으면 부모까지 협박한다고 하는데요.

박재연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교사인 50대 A 씨는 지난달 고등학생 아들로부터 도박 빚 530만 원을 갚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같은 학교 친구한테 돈을 빌려 온라인 불법 도박을 한 거였습니다.

[A 씨/도박 경험 학생 아버지 : 점점 빌려주는 금액을 높여가고, 나중에는 더 많이 (베팅)해야 더 벌 수 있다면서 30만 원, 100만 원까지 빌려주면서.]

A 씨가 돈을 주지 않자 돈을 빌려준 친구는 A 씨 아들을 폭행했고, 급기야 A 씨에게 직접 연락했습니다.

[가해 학생 : 어떻게 됐든 도박빚이라도 ○○이가 저한테 빌린 돈은 맞잖아요, 그게.]

A 씨가 교사라는 점도 밝혔지만, "신고해도 무섭지 않다", "돈을 받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며 협박문자를 A 씨에게 계속 보냈습니다.

A 씨는 결국 아들을 전학시키기로 했습니다.

[A 씨/도박 경험 학생 아버지 : (아들에게) 보복한다든지 해코지를 한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불안해하고.]

4년 전 지인에게 돈을 빌려 온라인 도박을 시작한 고등학교 3학년 B 군.

원금 50만 원과 일주일 치 이자 15만 원을 갚지 못하자 폭행을 당했습니다.

피해자였던 B 군은 도박에 중독된 뒤 가해자가 됐습니다.

또래에게 100만 원을 빌려주고 2주 뒤 200만 원으로 돌려받았습니다.

연이율 2천600%가 넘는 불법 사채입니다.

[B 군/도박 중독 경험 학생 : 부모님이나 이제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너네 아들 학교생활 못하게 해줄게, 그럼 대부분 (돈) 보내요.]

B 군은 1년 전 도박을 끊으면서 사채도 그만뒀지만,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이어 사채 범죄에 직접 가담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불법 사채를 벌여 경찰에 적발된 청소년은 모두 192명에 달합니다.

[조호연/도박없는학교 교장 : 도저히 이자가 불어난 걸 못 갚으니까 애들이 결과적으로 2차 범죄를 저질러요.]

전문가들은 불법 도박 사이트가 학생들을 고용해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며 불법 도박 자금을 빌려 쓴 경우 경찰이나 학교에 신고를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최혜란,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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