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호선 도봉산역에 설치한 버드스파이크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내 비둘기 유입 차단과 야생 조류 보호를 위해 새가 앉지 못하도록 하는 버드 스파이크와 조류 충돌 방지시설 등을 설치해 운영한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올해 1월 공사에 접수된 비둘기로 인한 불편 민원은 총 131건으로, 주로 역사 안에 들어온 비둘기에 대한 처리를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1년간 거의 사흘에 한 번꼴로 민원이 발생한 셈입니다.
비둘기 유입이 많은 역은 2호선 합정역, 신도림역, 왕십리역 순이었습니다.
역사 내 비둘기 유입은 단순 불편에 그치지 않고 아찔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022년 4월 신도림역에서는 한 시민이 머리 위로 날아오는 비둘기를 피하려 고개를 숙이다 게이트 모서리에 부딪혀 눈 부위가 찢어졌습니다.
2021년 8월에는 4호선 노원역 내 조가선에 앉은 비둘기 퇴치 작업 중 청소용 밀대가 접촉돼 전차선이 단전되고 중대재해가 발생할 뻔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조가선이란 전차선이 늘어지지 않게 고정하는 선입니다.
이에 공사는 상계역, 도봉산역 등 5개 역에 버드 스파이크를 우선 설치하고, 단계적으로 지상 역사에 그물망 및 버드 스파이크를 추가 설치할 예정입니다.
버드 스파이크는 플라스틱판에 강철 핀을 꽂아 건물 등에 조류가 아예 앉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이외에 35개 지하 역사 출입구 인근에 조류기피제와 음파퇴치기 등을 시범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또 먹이 제공을 막기 위한 홍보·계도를 강화하고, 음식물 쓰레기 등도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입니다.
야생 조류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설치합니다.
공사는 우선 올해 2월 종로3가역, 잠실역, 여의나루역, 녹사평역 등 4개 역 8곳의 유리 캐노피에 조류 충돌 방지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올해 7월까지 18개 역 24곳을 추가 설치하고, 추후 214개 역 630곳까지 단계적으로 설치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역사 내 비둘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모이를 주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