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의 딸이 스무 살 때 증여받은 돈으로 어머니가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산 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저희가 현장에 가서 취재해 보니 당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고, 거래 시점도 눈여겨볼 부분이 있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재개발 공사가 시작된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입니다.
16만여 평 면적으로, 이곳에 3천여 세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의 딸은 스무 살이었던 지난 2020년 8월 25일, 어머니로부터 이 재개발 구역 내 60제곱미터 땅과 건물을 4억 2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 : 집이 아주 골목에 차도 못 들어갈 정도로 열악했죠.]
당시 이 일대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어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는 집을 사도 조합원 지위를 이전받을 수 없었는데, 모녀의 매매는 인가 나기 딱 12일 전에 이뤄졌습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매 가격도 시세보다 낮아 보인다고 말합니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 : 그쯤 하면 (당시 시세가) 한 5억에서 6억? (매매 가격이) 실거래된 거 보다는 1억에서 한 1억 5천 낮기는 하거든요.]
딸의 주택 구입 자금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돈과 대출이었습니다.
오 후보자는 "딸에게 3억 5천만 원을 증여해 3억 원은 매매대금으로, 나머지로는 증여세를 내는 데 썼고, 나머지 매매대금 1억 2천만 원은 대출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딸은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셈인데, 공사가 끝나면 59제곱미터 규모의 새 아파트를 받게 됩니다.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관계자 : 12억까지는 가지 않겠느냐. 현재 9억 5천, 9억이니까 오름세를 타기 시작하면 10억 원은 금방 넘을 것 같아요.]
'부모 찬스' 아니냐는 논란 속에 딸에게 시세보다 낮게 판 건 아닌지 등의 질의에 오 후보자는 오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이준호·김한길,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