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자나 음료 고를 때 '제로'라고 써져 있는 제품 찾는 사람들 많습니다. 술도 예외가 아니죠. 그런데 소비자들은 '제로 슈거' 소주가 당과 열량이 당연히 낮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일반 소주와 큰 차이가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일반 소주로 향하던 한 소비자의 손, '제로 슈거' 소주를 선택합니다.
[장민구/대전 대덕구 : 아무래도 건강 생각하면 그런 게 조금 더 몸에는 좋으니까요. 한 잔을 마시더라도 조금 더 건강하면 좋으니까….]
실제로 소비자들의 70% 정도가 제로 소주의 열량과 당이 훨씬 낮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소비자원 분석 결과, 국내 일반 소주 5종의 당류는 100ml당 평균 0.12g, '제로 슈거'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기준치인 0.5g보다 낮습니다.
소주의 원래 당 함량이 낮은 건데, 그러다 보니 일반, 제로 할 것 없이 당 함량 표기는 '0%', 사실상 모두 '제로 소주'인 겁니다.
열량도 제로 소주가 평균 7.3kcal 미미하게 낮았지만, 알콜 도수가 낮아서라 실제 차이는 없는 겁니다.
'비알콜'과 '무알콜' 맥주도 혼동을 줍니다.
알코올이 아예 없는 '무알콜'은 소수점 둘째자리 '0.00'까지 표시할 수 있고, 알코올이 1% 미만인 '비알콜'은 '0.0'까지 쓸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둘 간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맥주 앞면에는 0.0, 옆면엔 알콜이 있다는 표기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김수지/서울 마포구 : 최근에 임신해서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무알코올은 어느 정도 알코올이 함유가 된 것도 있고, 진짜 먹을 수 있는 건지….]
주류와 달리 일반 음료에서는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로 광고하는 20개 제품의 경우, 일반 음료와 비교해 열량은 98%, 당류는 99% 각각 낮아 '제로' 값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로' 식품 시장 확대에 따라 소비자에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는 식품 표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