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30만 명이 찾는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숲이 지난겨울 많이 망가졌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쓰러졌던 나무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숲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조재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겨울 인제 자작나무숲입니다.
곧게 서 있어야 할 나무들이 맥없이 휘어져 있습니다.
마치 태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쓰러지거나 뿌리째 뽑혔습니다.
피해 규모는 전체 숲 138㏊(헥타르) 가운데 49ha, 축구장 69개 면적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중순 내린 비와 진눈깨비가 하루 새 20도 가까이 급락한 날씨에 얼어붙어 가지마다 무게가 가중되면서 나무가 휘어지거나 쓰러진 겁니다.
봄이 찾아오면서 나뭇가지마다 푸른 잎이 돋아났고 피해를 본 나무 가운데 73%가 놀랍게도 다시 우뚝 일어섰습니다.
피해 면적은 당초 면적의 1/4 정도로 줄었습니다.
[김은숙/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 휘어진 나무가 탄성이 좋은 특성에 따라서 상당 부분 다시 일어서서 회복이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잎이 나고 추가적으로 생장을 하면서 이제 더 일어서는 회복을 할 것이라고….]
아직 회복이 안 된 숲 가운데 생존 불가능한 4.3ha, 3천600여 그루는 베어냈지만 나머지 8.7ha가량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송동현/산림청 인제국유림사무소 : 이런 현상이 발생된 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기 때문에 생육에 지장이 없거나 탐방객들에게 위험성이 없는 나무들은 장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고요.]
인제 자작나무 숲은 산림청이 선정한 '국민의 숲'이자 '걷기 좋은 명품 숲길'로 해마다 30만 명 가까이 찾고 있습니다.
산림청은 정비가 끝나는 다음 달 4일부터 숲을 임시 개방하고 가을부터는 정상 개방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허춘·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