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이 없는데 마시면 취한다는 술이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걸 마셔보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데 정말 술을 마신 것처럼 취하는 건지. 만약 취한다면 음주운전 단속에서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 많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팀에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의 한 대학교수가 알코올 없는 술을 개발했다며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입니다.
[데이비드 넛/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교수 : 우리는 곧 마지막 세 가지 분자를 테스트하고 특허를 취득할 것입니다.]
알코올 대신 여러 식물 성분을 조합해 우리 뇌가 취한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이 술을 구해 마셔보는 동영상이 나오고 있는데,
[당연히 알코올이 없기 때문에 숙취도 없고요.]
[여기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는 술이 있습니다 딱 알딸딸한 그 느낌만 쭉 유지된다고!]
이걸 마시고 운전하면 음주운전이냐, 아니냐 사고 나면 어떻게 처벌되냐, 논란이 분분합니다.
영국의 한 주류 판매 사이트에 주문해 봤습니다.
불과 나흘 만에 배송됐는데 탁한 자주 빛깔입니다.
마시면 어떤지 시음해 봤습니다.
[술맛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아서 약간 약 먹는 느낌.]
[되게 몽롱하다.]
[먹고 나니까, 그냥 좀 더 피곤하고 좀 자고 싶다…]
반 컵 정도만 마셨는데 15분쯤 지나자, 정신이 몽롱해진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음주 측정하면 어떻게 나올까? 음주 상태에서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으로 테스트해 봤습니다.
[박정현/'음주운전 방지장치' 업체 연구소장 : 0.03% BAC(혈중알코올농도) 이상이면 시동이 걸리지 않고, 그 이하면 시동이 걸리는 그런 기계입니다.]
소주 한 뚜껑 정도만 희석해 마셔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
이번에는 알코올 없는 술을 마신 뒤 측정기를 불었더니,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안내와 함께, 시동도 문제없이 걸립니다.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용 기기로 측정했더니, 0.000%가 찍힙니다.
결국, 알코올 없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반응속도가 느려지면서 사고 가능성이 커지지만, 경찰은 음주측정기로 단속도, 처벌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고수철/경찰청 교통안전과 단속반장 : (알코올 없는 술이) 약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별도 처벌 규정이 없어 처벌할 수 없습니다.]
알코올 대체 물질로 음주 단속을 피하는데 악용될 수 있는 만큼 당국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박지인, VJ : 김준호, 작가 : 김효진, 인턴 : 노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