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MZ세대 사이에서는 한국드라마와 케이팝이 큰 인기라고 합니다.
이에 김정은 총비서는 '청년들의 인간개조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MZ 세대 기강잡기에 나선 이유는 뭘까요?
[A씨/탈북민 : '푸른 바다의 전설'이랑 그리고 '상속자들' (같은) 한국 드라마는 주로 사랑 문제를 많이 다루잖아요? (그게) 재밌어가지고 많이 봤었어요. (노래는) 레드벨벳의 '빨간 맛'이라는 그거 (많이 들었어요.) (따라 부르신 적 있으셨겠어요?) 아뇨. (아니에요?) 네, 그렇게 하면 바로….]
그래도 단속과 감시의 눈을 피할 방법은 다 있습니다.
[B씨/탈북민 : 중국 분이 다운을 받아 가지고 (들어오면) 친한 사람들끼리 '나한텐 이런 영화가 있고', '너한테는 뭐 있냐' 이런 식으로 (USB를) 주고받으면서 노트북 같은 데에 저장을 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계속 그게 돌고 도는 거죠.]
최근에는 20대 청년들이 저녁 늦게까지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적발됐는데요, 압수된 USB와 SD카드에는 드라마 '펜트하우스'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 20대 군인들은 BTS의 춤을 추다가 끌려가기도 했다고요.
북한의 골칫거리로 등극한 MZ세대를 두고 김정은 총비서는 "청년 세대의 사상 정신 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옷차림과 언행까지 통제해야 한다"면서 "인간개조 사업을 적극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팝을, 북한 청년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악성 암'이라고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통제 사회인 북한에서 왜 MZ세대가 집중 관리 대상이 된 걸까요.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에서) 핸드폰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고, 새로운 문화가 들어갈 수 있는 인프라 이런 것들이 훨씬 더 넓어진 거죠. 특히 젊은 세대들이 새로운 문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더 파급력이 좀 있다고 봐야 되고요.]
북한 MZ세대는 최악의 기근이 있었던 90년대에 태어났거나 이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당시 정부 배급이 충분치 않자 불법시장에 나가 돈을 번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근본적인 사회주의 배급체제가 무너진 다음 시장환경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체제에 대한 헌신은 근본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이 젊은 세대들을 북한의 기존 체제(에선) 잠재적인 위협 세력으로 보는 건 분명한 거 같고요.]
북한은 기존 체제를 지키기 위해 MZ세대의 일거수일투족을 옥죄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영상] 펜트하우스 · BTS에 푹 빠진 북한 MZ세대 근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