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폭발 참사가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유혈 사태로 번졌습니다. 경찰과 충돌해 200명 넘는 사람들이 다쳤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광장을 가득 메운 성난 군중들 사이로 차량 1대가 들어섭니다.
레바논 국기 아래 올가미가 달렸습니다.
[베이루트 시민 : 당신들을 처단할 올가미가 준비돼 있습니다. 모든 준비가 확실하게 끝났습니다.]
성난 시위대는 외무부와 에너지부 등 정부 건물들을 잇달아 점거했습니다.
"정부는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의회 건물까지 점거에 나섰습니다.
[지아드/베이루트 시민 : 대통령은 사고라고 말했지만, 이번 폭발 사건은 범죄입니다. 사고가 아닙니다.]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경찰에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숨지고, 시위대와 경찰 등 230여 명이 다쳤습니다.
하산 디아브 총리는 긴급 TV 연설을 통해 조기 총선을 제안했습니다.
[하산 디아브/레바논 총리 : 조기 총선 말고는 이런 구조적인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아 지난 1월 출범했습니다.
경제 회복과 개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악의 폭발 참사까지 겹치면서 정권 존립이 위태로워졌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