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일부터 출생연도 기준으로 지정된 요일에만 공적 마스크를 1인당 주 2매씩 살 수 있는 마스크 구매 5부제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일요일인 오늘 전국 곳곳의 공적 판매처에는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까다로워진 구매 제한 조처로 마스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확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적 판매처 중 한 곳인 우체국이 쉬는 데다 약국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구매 경쟁은 더욱 치열했습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약국 앞에는 개점 시간을 1시간 앞둔 오전 9시쯤부터 시민 150여명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69살 A씨는 "내일부터는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주 2장씩만 살 수 있다고 하니 가능한 한 개라도 더 사두려고 나왔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가족이 쓸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약국이 보유한 마스크 200장은 판매 개시 10분 만에 동났습니다.
일부 시민은 빈손으로 돌아서며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가장 먼저 줄을 선 55살 B씨는 "내일부터 일주일에 딱 2개만 살 수 있으니까 오늘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전 11시 40분부터 기다렸다"며 "지금 착용한 마스크 외에는 여유분이 없어 확실히 구매 순위권에 들고자 일찍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약사가 번호표를 배부하자 줄을 섰던 시민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습니다.
"내 앞에서 딱 끊겼다. 너무 아쉽다"고 지인에게 전화하며 쉽게 약국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마스크 대란'이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들면서도 제도 시행을 미처 알지 못한 손님들과 실랑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어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90%가 몰려 마스크 구매가 '하늘의 별 따기'인 대구에서는 마스크 판매처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습니다.
지난 6일부터 개인별 구매 이력 관리에 들어간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시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약국을 찾은 40대 여성은 "약국에서 5부제를 다음 주부터 한다고 들었는데 왜 구매 이력 관리를 벌써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고 나면 정책이 바뀌어 시민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