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개막 미디어데이 때 양희종과 이대성 등 다른 팀 선수들이 최준용을 주목할 선수로 꼽았었는데, 그 예상대로 올 시즌에 부쩍 성장한 것 같아요?
최준용) 제대로 본 거죠. 그 형들이.. 미디어데이(에서 제 칭찬)한 형들도 농구 잘하는 형들이잖아요. 잘하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을 잘 알아보죠. 저는 아직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서 한 50% 밖에 못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더 보여줄 게 너무 많고 아직 제가 하고 있는 플레이에 대해서 만족은 못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팀이 선두를 달리는데, 본인의 기여도는 얼마나 된다고 생각해요?
최준용) 거의 제가 다 했죠. 이제 남은 경기는 (우리 팀) 형들이 해 줘야죠.
너무 담담하게 포커페이스로 얘기를 해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Q)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최준용) 장난이죠. ㅋㅋ~ (선두 견인은) 다 같이 한 거죠. 진짜로 제가 혼자 다 한 것 같은 그 날이 올 때까지 더 계속 도전해야죠. '진짜 너 때문에 이겼다'라는 말 나올 때까지 더 계속 실패도 해보고 계속 도전해야죠.
Q) 코칭스태프나 동료들이 최준용 선수가 개인 훈련도 열심히 한다고 칭찬하던데?
최준용) 농구선수라면 누구든 열심히 (훈련)하죠. 그런데 연습하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집중도가 높게 하냐에 따라서 그게 경기 때 나온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혼자 연습할 때 집중력 있게, 실전처럼 집중도를 높여서 연습한 적이 없었는데 지난 비시즌 때와 이번 시즌 때는 운동하면서 집중도를 좀 많이 높였던 게 경기 때 잘 나온 것 같아요.
최준용은 평소 훈련 때는 물론 경기 당일에도 가장 먼저 경기장을 찾아가 슈팅 연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예전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쯤 경기장에 도착해 홀로 슈팅 연습을 했던 최준용은 이후 김선형과 최부경, 안영준 등 동료 선수들이 자신과 비슷한 시간에 경기장을 찾아 자율 슈팅 훈련을 시작하자, 다시 이들보다 30분 정도 앞당겨 경기장을 찾고 있습니다.
최준용) 제가 가장 먼저 (경기장이나 훈련장에 가서) 슈팅을 쏘죠. (다른 선수들과) 같이 슈팅을 쏘는 것도 좋기는 한데, 방금 말했듯이 좀 더 집중도를 올리려면 혼자 연습하는 게 좀 더 좋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일찍 나가서 제 운동을 하고, (나중에 다른 선수들이 오면 그들이) 운동할 수 있게 좀 비켜주고 그렇게 하게 됐어요.
Q) 경기 출전 시간도 많은데, 매일 남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하면 힘이 들지는 않나요?
최준용) 뭐, 슈팅 쏘고 나서 시합 전까지 시간이 많아서 그때 쉬면 되니까, 딱히 힘든 건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올 시즌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 때 유독 SKT 5GX 얘기를 많이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
Q) 인터뷰 때 5GX 얘기를 하는 건 모기업 홍보를 위한 건가요? 아니면 광고를 노리는 건가요?
최준용) 항상 SK는 '스피드 농구', '스피드 농구'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왜 SK는 스피드 농구를 잘하는 팀일까 하고 생각해 봤는데, SKT 5GX가 있더라고요. "아, 저게 핵심이구나." (생각했어요.) (Q) (통신사여서 속공을 잘한다면) KT나 LG도?) (둘은) 느리잖아요. 딱 보면.. ㅋㅋㅋ.. 제가 KT랑 LG는 안 써봐서.. 어렸을 때부터 SKT만 써봐 가지고.. (Q) 진심으로 어릴 때부터 SK만 썼어요?) 네, 저희 가족들 다 SKT만 썼어요. 할머니만 잠깐 KT 쓴 것 같아요. 그래서 할머니가 느리게 걸으시거든요. 나이가 드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할머니 휴대폰 통신사까지 언급하며 상대팀을 '디스(Dis)'하는 드립력에 인터뷰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세리머니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Q) 예전부터 화려한 쇼맨십으로 유명했지만, 올 시즌 부쩍 세리머니가 다양해지고 많아진 이유가 있나요?
최준용) 재밌고 신나게 경기에 임하려다 보니까 그런 게 막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팬들과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경기 때 저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아요.
각각의 세리머니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또, 어릴 때 좋아했던 빈스 카터가 덩크하고 막 바이크(오토바이) 세리머니 했거든요. 제가 덩크하고 갑자기 그게 생각나 가지고 따라서 한 번 해봤어요.
다른 팀 팬들은 (제 세리머니를) 싫어하시는 분도 많으세요. 근데 저희 SK팬 분들은 워낙 좋아하시거든요. 길가다가 "저한테 이거 (활) 한 번만 쏴줘요" 그러시는 팬 분도 있고, 여러 가지 반응이 있는데 좋은 쪽으로 반응이 더 와요. 그리고 (세리머니는) 팬들이랑 소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퍼포먼스를 팬들한테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니까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퍼포먼스적인 부분을 좀 더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세리머니는 오롯이 팬을 위한 건가요?
그렇죠. 그 이유가 제일 크죠. 북한에서 축구했던 것처럼 무관중이면 세리머니도 안 하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엄청 많은 걸 알기 때문에 (하죠.) 그분들 때문에 제가 이렇게 농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진짜 팬들한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세리머니와 관련한 인터뷰가 이어지며 팬들에 대한 최준용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트 위에서처럼 코트 밖에서도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최준용은 '반전의 사나이'의 매력을 과시했습니다.
▶ [취재파일] "팬은 바로 나다!" 최준용의 조금은 특별한 팬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