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장철이 다가오는데요, 마트나 시장에서 배춧값 보면 놀라실 것 같습니다. 가격이 지난해의 2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전남의 배추 산지를 찾아가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다 자란 배추들이 줄지어 있어야 할 배추밭에 상한 배추들이 잡초처럼 널브러져 있습니다.
얼핏 멀쩡해 보이는 것들도 가까이서 보면 잎이 누렇게 떴고 뿌리가 썩었습니다.
1만 제곱미터 규모의 이 밭에서는 원래 김장배추 4만 포기 정도를 수확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큰 태풍이 3차례나 휩쓸고 지나가면서 지금은 멀쩡한 배추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태가 됐습니다.
'링링', '미탁' 등이 몰고 온 강풍과 호우로 배추 뿌리가 단단히 뿌리내리지 못한 탓에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충분한 영양분을 끌어올리지 못한 겁니다.
[박광희/산이농협 상무 : 영양소를 흡수해야 되는데 흡수가 안 되니까 말라 죽는 거예요. 다 상품성이 전혀 없습니다.]
올해 10월 배추 생산량은 24만 1천 톤 수준으로 평년 대비 16.6% 감소했습니다.
공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은 지난해의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김장철에 갑자기 오른 배춧값에 소비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김 미/서울 마포구 : 배춧값이 너무 비싸서 묵은 김치 먹으려고 해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난해와 가격이 비슷한 절임 배추와 포장김치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설명입니다.
[곽승규/대형마트 매니저 : 사전 예약으로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이다 보니까요. 절임 배추나 포장김치 같은 경우에는 평년과 가격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애써 기른 배추를 버려야 하는 농민들은 물론 김장을 앞둔 가정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호진, CG : 강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