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11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홍콩 바로 옆 중국 선전에 주둔하는 병력을 통해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칼을 빼 들 수 있다." 이미 홍콩으로 진격할 탱크의 연료를 가득 채우고 시동까지 걸어 놓은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선전에 장갑차와 중국군 수천 명을 배치했습니다. 심상치 않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무력 진압 사건의 공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위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를 향해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지난 18일, 홍콩 시민 160만 명은 비가 내리는 빅토리아 공원에 모였습니다. 시위대는 송환법 폐지에서 더 나아가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홍콩 경찰의 불허에도 강행한 대규모 시위였지만, 주최 측은 무력 진압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며 비폭력 시위를 이끌었습니다.
이제 홍콩 시위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졌습니다. 중국이 홍콩을 무력 진압하면 중국 정부 스스로 통치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사회도 홍콩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 정치·외교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홍콩에 쉽게 개입하지 못할 전망입니다.
◆ 정동연 기자 / 국제팀
◆ 정성엽 기자 / 베이징 특파원
(취재: 정동연, 정성엽 / 기획 : 한상우 / 구성 : 조도혜, 이소현 / 촬영·편집 : 이홍명, 이은경, 문지환 / 그래픽 : 이동근, 감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