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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신혼과 코리안 드림, 한순간 빗물이 앗아갔다

<앵커>

어제(31일) 아침 갑작스레 쏟아진 빗속에서 시설 점검을 하러 땅 밑으로 내려갔다 실종됐던 2명이 오늘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결혼한 지 이제 갓 1년밖에 안 된 남성 한 명과 돈을 벌어서 고향에 집을 짓기 위해 한국에 왔던 20대 미얀마 청년입니다.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밤샘 수색 작업을 벌인 소방당국은 오늘 새벽 5시 40분쯤, 지하 배수 터널 입구로부터 약 2백 미터 지점에서 실종자 2명을 발견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21시간, 이미 호흡도 의식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실종자는 20대 미얀마 국적 남성과 30대 시공사 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제 발견된 60대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이번 사고 희생자는 3명으로 늘었습니다.

빈소가 마련되면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습니다.

시공사 직원 30살 안 모 씨는 결혼한 지 갓 1년 된 신혼이었습니다.

안 씨는 이미 수문이 열린 걸 알면서도 터널 점검을 나간 동료 2명을 구하려고 지하 수로에 내려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20대 미얀마 국적 남성은 2년 전 취업 비자로 혼자 입국해 일해왔습니다.

고국 가족에게 꼬박꼬박 월급을 보내온 그는 고향에 돌아가 자기 집을 짓는 게 꿈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발견된 60대 협력업체 직원도 지난달 취직한 아들이 가장 큰 자랑이었던 아버지였습니다.

[유족 : 어려서부터 가족들 먹여 살리다시피 한 사람이에요. 동생들 학교 보내고 시집보내고. 발생할 수 있는 인재 사고라는 걸 (미리) 알고 있어도 감추겠죠. 비용이 들어가니까….]

시공사는 사고 희생자 유족들과 장례·보상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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