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간의 SNS를 통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는데 교육당국의 대처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피해학생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하고 학교가 가해학생을 긴급 출석정지 조치까지 했는데, 정작 교육청 시각은 '초등학생 장난'이었습니다.
전연남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오후, 초등학생 6학년 여학생이 한 남학생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신체 일부를 찍은 사진을 보내 달라는 황당한 내용에 장난인 줄 알고 무시했지만 집요한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당일 담임 선생님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같은 학년 남학생이 가해아동으로 지목됐습니다.
다른 학생의 아이디를 도용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학교는 가해학생을 긴급 출석 정지시켰습니다.
또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의 전학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정작 피해학생의 심리 치료는 뒷전이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너무 안 알려주시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자발적으로 제가 인터넷 뒤져야 하고 지인 통해야 하고.]
정신적 스트레스 호소에도 전문 상담 기관 안내가 신고 접수 후 5일이 지나서야 이뤄져 사설기관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특히 총괄 책임을 진 교육청 대응은 상식 이하입니다.
[교육청 관계자 : 어머님이 여태까지 학생에게 소홀했던 관심을 이 기회에 조금 회복하고 싶으신 것 같아요. 어머님하고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술 더 떠 아이들 장난일 뿐, 성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교육청 관계자 : 그런데 성희롱도 그렇고 성폭력은 정말 아니고, 성희롱도 그렇고. 초등학생의 장난(이죠.)]
지난 2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응 매뉴얼에는 상대방 동의 없이 성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사이버 성폭력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