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던 한국인 유학생이 절벽에서 추락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데려오고 싶어도 현지 병원비만 10억 원이 넘어 국가가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는데 찬반 여론이 엇갈립니다.
이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4시 미국의 유명 관광지인 그랜드캐니언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절벽 끝쪽에 서 있던 한 남자가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추락한 남자는 한국인 유학생 25살 박 모 씨로 1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 전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박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3주째 쌓인 병원비만 10억 원. 국내로 돌아와 치료를 받으려면 2억 원의 이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건강보험을 통해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수가부터 의료행위 전반을 민간병원과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서 의료비가 훨씬 비쌉니다.
박 씨의 어려운 상황이 전해지면서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가 나서 박 씨의 딱한 사연을 해결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일주일 만에 1만 6천 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습니다.
이 경우 외국에서 위급 상황에 처한 국민을 지원하는 긴급구난 제도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놀러 갔다 부주의로 다친 특정 개인을 국가가 세금을 써서 도와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