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강남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승분을 다 토해냈다' 이런 푸념도 나오고 있는데요, 정말 그런지 장훈경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 두 곳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니 대치 은마 아파트는 지난해 고점인 9월에 비해 최근에는 3억 원 정도 떨어졌고 잠실 주공5단지는 2억 원 정도 내렸습니다.
억 단위로 떨어졌다니 놀랄 수도 있겠는데 비교기간을 조금만 늘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은마 아파트 2017년 1월엔 12억 원, 2016년 1월엔 10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요새 좀 떨어졌다 해도 불과 3년 만에 7억 원이 오른 겁니다. 잠실 주공 5단지도 이렇게 사정이 비슷합니다.
서울 아파트 전체로 보면 2016년 이후 해마다 3%, 4%, 그리고 8% 정도 올랐는데요, 그런데 최근 10주 연속 하락한 폭은 고작 0.6%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앞으로 더 떨어질지 아니면 반등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규정/NH투자증권 연구위원 : 광역 교통망 개발이라든가 신도시 진행 등의 영향으로 지역별로 반짝 장세를 보이면서 서울 수도권은 가격 하락이 크지 않은 가운데 전반적으로 보합세(유지)를 띠면서….]
집값이 많이 오른 주민들, 보유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일 텐데 이것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아파트 값은 80%나 올랐지만 공시가격은 더디게 상승하면서 시세 반영률이 오히려 4%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경우 13년 동안 집값이 12억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매년 낸 보유세를 모두 합해도 값이 오른 정도의 채 5%도 되지 않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쉽게 꺾이지 않는 이면에는 이렇게 왜곡된 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