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밤중 골목길에서 쥐들과 마주치는 일은 일상이 됐습니다. 한 아파트에서는 쥐가 화재경보기를 울려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도심조차도 쥐 굴이 빌딩 앞 화단 등으로 네트워크화되어 있고 이런 곳에 쥐약을 뿌릴 경우 도망치는 쥐들이 불쑥불쑥 거리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시내에서 발견되는 쥐는 노르웨이 쥐(Norway rat)로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사는 거의 모든 곳에 서식합니다. 수컷이 무리를 이끄는데, 그 수는 200마리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 병원균이 많기 때문에 렙토스피라증, 큐열 등 질병 전파의 매개가 됩니다.
시 보건당국은 온화한 겨울과 시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쥐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 자란 암컷 쥐는 한 달에 1번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온화한 겨울 덕분에 쥐의 번식이 일 년 내내 가능하게 됐습니다. 반면 추운 날씨는 음식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쥐들의 번식을 제한합니다.
워싱턴의 쥐와의 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1999년 전국의 전문가들을 모아 쥐 박멸 대책을 논의하는 '쥐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앞서 1967년에는 쥐가 발전소 송전선을 갉아 먹어 워싱턴 3분의 1이 한 시간 동안 정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설치류 학자들은 현재 쥐 퇴치 운동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쥐들이 쓰레기통에서 밤새 활동을 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쓰레기통을 밤에 비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간 인력을 충원해야 하고 소음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드라이아이스가 굴속에 있는 쥐들을 질식시키기 때문에 가정집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퇴치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물과 10%의 표백제를 넣은 스프레이를 쓰레기통에 뿌리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효과를 보려면 이웃들도 동참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열 채의 집이 깨끗하게 집주변을 관리하더라도 한 집이 게으르면 모두가 고통을 받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