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 코스비가 최장 징역 10년형에 처해졌습니다. 혐의는 '성폭행'입니다. 성폭행 중에서도 아주 중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약물을 투여해 피해자를 성혹행한 것은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약물 투여에 의한 성폭행' 혐의로 코스비에게 징역 3년에서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약간 다른 선고 방식인데요. 징역 3년에서 10년의 의미는, 코스비가 앞으로 3년간은 교도소에서 복역해야 하며 이후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때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으면 최장 10년까지 철창신세를 져야 한단 뜻입니다. 코스비의 변호인단은 그가 고령이라며 가택연금형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코스비는 선고 직후 사진처럼 수갑을 차고 곧바로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범행 시작이 오래 전이라, 여성들의 잇단 폭로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가 넘은 범죄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이번에 중형을 선고 받게 된 경우가 지난 2004년에 벌어진 안드레아 콘스탄드의 성폭행 사건입니다. 코스비는 자신의 모교인 템플 대학 여자농구단 코치였던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도 예전과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코스비는 콘스탄드 사건을 포함한 3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고, 이번에 최장 10년형을 선고받은 겁니다.
'미투 운동'을 통해 까발려진 유명인을 사법 시스템 안에서 단죄하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극단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 등을 받던 이윤택 전 예술감독이 징역형을 받은 게 우리나라 첫 '미투' 징역형이라고 최근 보도됐는데요. 미국도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거센 흐름 속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게 이번 코스비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을 뛰어넘어 '국민 아버지' 반열에 올랐던 빌 코스비, 인생 말년을 성폭행범 낙인으로 마감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