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 세네갈 현지 취재를 한 강청완 기자와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전해드린 내용을 토대로 보면 파파디악이 삼성에 요구한 로비자금은 합법적 후원이라는 틀로 돈이 오갔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군요?
<기자>
처음에 파파디악은 다이아몬드리그 후원금 950만 달러, 우리 돈 110억 원과 함께 아버지인 라민디악 IOC 위원의 정치활동금, 캠페인 비용, 성공보수 등을 함께 요구했습니다.
이 부분 가운데 국제육상연맹이 주관하는 권위 있는 국제 대회인 다이아몬드 리그는 대가성이라는 부분만 공개되지 않으면 법적으로나 명분으로나 삼성 입장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순조롭게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로비자금으로 보다 자유롭게 파파디악이 써야 하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합법적 후원계약으로 포장하는 데 고심을 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많은 국제 스포츠 단체 등이 있을 텐데 왜 아프리카 육상연맹을 골랐을까요?
<기자>
아프리카 육상연맹은 파파디악의 아버지인 라민디악이 회장으로 있는 국제육상연맹의 대륙별 지부에 속합니다.
이곳은 보셨다시피 파파디악의 사는 세네갈 다카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디악 부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는 것처럼, 디악 가문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는 곳이기 때문에, 파파디악과 라민디악이 원하는 대로 무언가를 하기가 용이한 곳으로 보입니다.
<앵커>
파파디악의 입장을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 뒤에 추가 취재한 것 있었나요?
<기자>
서울에서 이메일로 파파디악과 접촉을 했는데, 질문 리스트를 보낸 뒤로는 연락이 끊어져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다카르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이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서쪽 끝,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입니다.
삼성에 IOC 위원 로비 명단, 즉 '디악리스트'를 넘기고 각종 후원금 계약을 요구한 파파디악의 회사와 집이 이 도시에 있습니다.
먼저 파파디악이 운영했다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 파모찌를 찾아 나섰습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사업 제안서의 주소지에는 회사 건물 자체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정보대로 파파디악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찾아왔습니다. 분명히 주소대로 찾아왔는데 공사 중인 건물이나 민가 외에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주소와 함께 적혀 있던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잘못되거나, 없는 번호입니다.]
없는 번호였습니다.
취재진은 이어 현지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파파디악의 소재를 탐문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파파디악의 집을 안다는 한 현지인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파파디악… 이곳은 아닌데, 저쪽으로 가서 물어보면 정확한 집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현지인이 안내한 파파디악이 산다는 집, 하지만 집주인은 바뀌었고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파파디악의 집 아닌가?) 예전에 살았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이사갔어요.]
파파디악이 삼성 측에 보낸 이메일에 나와 있던 주소지 역시 지금은 간판조차 남아 있지 않은 빈 건물.
취재진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파파디악이 자주 찾는다는 다카르의 고급 호텔입니다. 온종일 기다렸지만 파파디악은 이곳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호텔 직원 : (파파디악이 자주 온다고 들었는데.) 그랬죠. 하지만 요즘은 잘 안 옵니다. 그를 본 지 오래 됐습니다.]
로비 의혹에 대한 파파디악의 답은 끝내 듣지 못한 채, 아쉬운 엿새간의 현지 취재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최진화)
[합법후원 포장된 로비자금]
▶ ① 삼성의 수상한 계약…눈에 띄는 '계약금 집행 시기'
▶ ② 삼성의 아프리카 육상연맹 후원…사실은 로비자금?
▶ ④ 로비리스트 속 IOC 위원 "디악, 평창 투표 얘기한 적 없어"
▶ ⑤ "불법 로비 아니다…연맹 통한 합법 후원" 해명 글 올린 삼성
▶ ⑥ MB때 거액 투자…"평창 유치 성공 공은 이건희·삼성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