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4년 전 국내 연구소가 한 모형 침몰 실험 결과는 최근 선체조사위가 네덜란드에서 한 실험의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검찰은 중요한 실험 결과를 받아놓고도 왜 재판 증거로 제출하지 않은 걸까요? 세월호가 급변침 때문에 침몰했다는 검찰 주장과 실험결과가 달라서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은 세월호 주요 사고원인을 조타수의 무리한 급선회 시도, 그에 따른 이른바 급변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리한 증축과 과적 때문에 복원성이 떨어진 세월호가 견디지 못하고 기울었다는 겁니다. 좁은 U자 형태를 띠는 세월호 항적도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은폐돼 온 모형 실험 결과는 앞선 검찰의 설명과 배치됩니다. 모의실험에서는 정상적인 주행으로 해석할 수 있는 완만한 U자 형태가 나타났다고 선체조사위 측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1월 네덜란드에서 진행한 실험 결과와도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가능한 모든 조건을 넣어봐도 검찰이 주장하는 급변침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험 결과가 검찰 수사 결과와 모순된다는 의미인데, 이 때문에 자유 항주 실험 결과를 검찰이 일부러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검찰 관계자는 SBS의 확인 취재에 4년 전 자유 항주 실험 사실은 인정했지만, 연구소 의뢰 당시 연료의 양 등 조건이 나중에 변경돼 실험 결과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었을 뿐 의도적인 왜곡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해명을 전하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강한 불만과 함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정성욱/세월호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 (故 정동수군의 아버지) : 그건 핑계가 맞고요. 그 당시 정부에서 무슨 압력이 있지 않고서는 검찰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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