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이야깁니다. 집무실이 한국에도 유명해진 이유, 바로 '핵단추(nuclear button)' 발언 때문이었죠.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뒤 "내 핵단추는 더 크고 강력하다. 심지어 작동도 한다"고 받아쳤습니다. 그.런.데 그 크고 강력하다는 핵단추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페이크(fake) 단추입니다.
![사진 출처=(좌) 美CBS방송 놀러 기자 트위터, (우) 게티이미지코리아/Yahoo7 Be 캡처](http://img.sbs.co.kr/newimg/news/20180131/201142990_1280.jpg)
그럼 미국 대통령이 자랑하는 핵단추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아래 사진이 바로 힌트입니다. 대통령이 타는 '마린 원(Marine One)'이라는 전용 헬리콥터 앞에 군인 보좌관이 묵직한 가방을 들고 있는 장면입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이 가방이 바로 '풋볼(nuclear football)'로 불리는 핵가방입니다. 그.런.데 이 가방에도 발사 단추는 없습니다.
![풋볼(nuclear football)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http://img.sbs.co.kr/newimg/news/20180131/201142976_1280.jpg)
그렇다면 미국 대통령은 핵단추도 없이 어떻게 핵공격을 지시할 수 있을까요? 상황 발생 시 미 대통령은 '비스킷(biscuit)'을 꺼냅니다. 먹는 비스킷은 아니고요, 핵공격을 지시할 때 대통령임을 인증하는 암호 코드가 비스킷입니다. 한국식으로 예를 들자면 은행 자물쇠카드 같은 걸로 보시면 됩니다. 이런 비스킷과 핵가방은 한시도 대통령 곁을 떠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칠 때도 군 보좌관은 핵가방을 든 채 다른 카트에 타고 대통령을 뒤따른다고 하네요.
용어 중심으로 정리를 해봤는데, 이제는 절차로써 핵공격 순서를 살펴보겠습니다. 대통령이 핵공격을 결심하면 먼저 핵가방을 연 뒤 국방장관 등과 함께 블랙북에 명시된 핵공격 방법을 검토합니다. 방법이 결정되면 국방부 전시상황실로 대통령의 명령이 하달됩니다. 국방부는 '비스킷'을 통해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진짜 대통령인지 확인한 뒤 핵공격을 담당하는 전략사령부에 명령을 다시 내려 보냅니다. 이 명령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나 핵무기 장착 잠수함에서 크로스체크하고 나면 핵무기가 발사됩니다. 이 과정이 짧게는 5분, 길게는 15분 안에 끝난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고 핵공격 지시를 내리면 군부에서 이를 따라야 할까요? 특히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화염과 분노'에서 기술된 것처럼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말이죠. 그.런.데 법적으로 미 대통령은 핵공격시 의회의 승인을 얻을 필요도 없고, 국방장관 등 다른 행정부 인사의 동의를 얻을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지난해 11월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하이튼 전략사령관은 "대통령의 지시가 위법적이라고 판단되면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위법한 공격은 수행할 수 없습니다"고 말한 뒤 대안을 설명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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