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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故 백남기 사인 '외인사'로 수정…파장은?

<앵커>

고 백남기 씨는 시위 현장에서 경찰 물대포에 쓰러진 뒤 투병하다 지난해 9월, 숨졌습니다. 그런데 당시 서울대병원이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며 '병사'로 기재해 큰 파문이 일었지요. 병원 측은 수정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9개월만에 사망진단서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외인사', 외부 충격에 의한 사망이란 걸 분명히 한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대병원은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사망진단서를 바꿀 수 없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백선하 교수/고 백남기 씨 집도의, 지난해 10월 3일 : 가족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 백남기 환자분의 사망 종류를 병사로 표기했습니다.]

그런데 9개월 만인 오늘(15일), 서울대병원이 사망진단서를 전면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연수/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 진단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침과 규범과 다르게 즉 틀리게 작성되었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 수정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사망의 종류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꾸고 사망의 종류를 결정하는 선행 사망 원인도 경막하 출혈에서 외부충격을 뜻하는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변경했습니다.

고 백남기 씨가 질병이 아닌 외부 충격, 즉, 물대포에 맞아 숨졌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겁니다.

유가족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백도라지/고 백남기 씨 가족 :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정이 돼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정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가) 참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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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 기자, 이 문제는 조 기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제기했잖습니까? 지난해에도 수정이 없었는데, 뒤늦게 바뀌었네요?

<기자>

오늘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런 질문과 함께 정권이 바뀌니 사망 진단서도 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은 진단서 수정 절차에 돌입한 건 올해 1월부터였다며, 이른바 '코드 맞추기'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기적으로 보면 이런 오해를 완전히 피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는 여전히 '병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외인사'로 사인이 바뀐 데 따른 파장이 뭐가 있을까요?

<기자>

물대포를 쏜 경찰의 책임이 훨씬 무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족은 경찰이 이제라도 진정한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새로운 진단서에 맞게 새로운 혐의로 경찰을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검찰도 백남기 농민의 수정된 사망진단서를 검토하겠다고 했으니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가해자 경찰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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