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을 찾은 8살 초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물을 빼던 탕에서 배수구에 발이 빨려 들어가며 벌어진 일인데, 배수구 안정 철망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던 인재였습니다.
JTV 정원익 기자입니다.
<기자>
정읍의 한 목욕탕입니다.
어젯(19일)밤 10시쯤 8살 이 모 군은 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아버지가 몸을 씻는 사이 이 군은 1m 깊이의 온탕에 들어갔다가 순식간에 배수구에 발이 꼈습니다.
영업 마감을 한 시간가량 앞두고 직원이 미리 물을 빼기 위해 배수구를 열어놨기 때문입니다.
거센 수압 탓에 지름 8.5cm의 배수구에 허벅지까지 빨려 들어간 이 군은 40여 분 만에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목욕탕 관계자 : 그대로 발이 빨려 들어가면서 배수구를 막아버린 거죠. 그러니까 물이, 수압에 (발을) 빼도 안 빠졌죠.]
탕의 물을 뺄 때는 손님들을 모두 내보내야 하지만, 목욕탕 측은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배수구에 설치하는 안전 철망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수/정읍경찰서 강력3팀장 : 종업원이 영업이 끝난 시간에, 손님이 없을 때 물을 빼든가 이 배수구에 안전 철판이 있었으면 발이 안 빠졌을 텐데… 설치가 안 된 상태에서 물이 빠지니까 (빨려들어 간 거죠.)]
경찰은 과실 치사 혐의로 목욕탕 종업원 40살 김 모 씨와 주인 56살 유 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어른들의 부주의가 또다시 소중한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인재로 이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유지영 J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