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전 사령관은 "북한이 내부 불안정으로 인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붕괴될 수 있다"며, 지난달 취임한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한반도에 주요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2-3년 내에 북한이 붕괴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 "북한 붕괴에 대비해야"
샤프 전 사령관은 '북한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한 계획을 지금부터 세우고 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내부가 붕괴되는 시나리오 속에서 안정과 안전을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북한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하고 "대응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샤프 전 사령관의 이같은 언급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에 대한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직 군인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바라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돼온 '북한 붕괴론'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샤프 전 사령관의 전망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내 충성도가 약화되고 내부 불만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지만, 북한에는 여전히 강력한 통제체제가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고 여기에 저항할만한 의미있는 움직임도 아직은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정말 몇 년안에 실각하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그럭저럭 버텨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동안 김정은 정권이 그럭저럭 버텨갈 수도 있다. 북한 붕괴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기약없는 기다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주장 중에 이와 비교되는 부분이 발견돼 관심을 끈다. 지난 16일 발표한 '정부정당단체 공동성명'에서이다. 북한은 이 성명에서 김정은이 7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남북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남한 당국이 적극 호응하라고 주장했는데, 통일의 시점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령마루가 가까워올수록 길은 더 가파롭고 바람은 더욱 세찬 법이다. 오늘 조선반도 정세가 전례없이 준엄하고, 내외 반통일세력의 도전이 최절정에 달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통일의 결승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공동성명, 5월 16일)
북한이 여기서 주장하고 있는 통일은 물론 적화통일을 의미한다. 외부 적대세력의 압박을 이겨내고 북한식의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미국과 북한 양쪽에서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비슷한 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북미 모두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