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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넘쳐나던 '조선 메카' 옛말…사라진 근로자들

<앵커>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메카 거제시는 오랫동안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조선 산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협력업체까지 줄도산 위기에 몰렸고 지역 상권 역시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위기의 거제, 그 현주소를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조선업체의 협력업체들이 들어선 산업단지입니다.

선박 구조물을 생산하던 이 업체는 여섯 달째 가동을 멈췄습니다.

한때 5백여 명의 근로자가 땀 흘려 일했던 이곳은 이제 텅 빈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올 1분기에만 8곳이 도산해 1천 명 넘게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문을 연 업체들도 가동률이 절반가량으로 떨어졌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신규 수주 실적이 한 건도 없는 해양 플랜트 부문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은행 관계자 : 도산 가능성이 있으니까 은행으로서는 발을 빼려고 그러겠지요. 약한 고리 플랜트 하청업체들은 선별하고 있는데….]

거제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의 상권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 음식점은 한창 바빠야 할 점심시간에도 텅 비었습니다.

[음식점 업주 : 낮에 하니까 인건비도 안 나와요. 너무 손님이 없으니까….]

조선소 작업복 입고 회식하는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음식점 업주 : 요즘에는 (가게) 내 놓아도 인수할 사람 없어요. 권리금도 아예 없고.]

카페나 술집 등 유흥업소의 타격은 더 심각합니다.

[더 암담하죠. 갈수록.]

일자리를 잃고 근로자들이 떠나면서 원룸과 오피스텔도 비어 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 (원룸의 경우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5만 원 나가던 게 지금은 300만 원에 30만 원까지도 내려 왔어요.]

작업량이 더욱 줄어드는 6월부터는 2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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