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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사자상, 박물관 수장고에…왜 몰랐나

<앵커>

경복궁 안에 있는 이 탑 보신 적 있나요? 고려 때 만든 국보 101호 지광국사 현묘탑입니다. 원래는 보시는 것처럼 탑 기단부에 사자상 4개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없어졌습니다. 수십 년 전에 도둑맞은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엉뚱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세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고려 전기 승려 지광국사 해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세워진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입니다.

오는 22일 시작되는 재보수를 앞두고 준비 작업이 한창입니다.

학계에선 그동안 기단부에 있던 4개의 사자상이 일제 강점기 때 도난당했다는 걸 정설로 여겨 왔습니다.

[혜문/대표, 문화재 제자리찾기 :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전후한 시기에 어디론가 도난돼 이게 아마 일본에 있지 않을까.]

하지만 도난당한 게 아니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사자 상 넉 점 모두 해체됐을 때 모습 그대로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수십 년째 보관돼왔던 겁니다.

혼선이 생긴 건 한국전쟁 때입니다.

폭격을 맞아 1만 2천여 개로 조각난 잔해를 중앙박물관이 수거해 복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자상은 훼손을 우려해 수장고에 따로 보관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사실이 잊혀졌다는 겁니다.

[양성혁/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도난의 우려와 구조적인 안정성 문제 때문에 수장고에 별도 관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유물 재조사 과정에서야 사자상을 다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탑의 기구한 운명은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원래 강원도 원주 법천사 터에 있던 이 탑은 경술국치 직후 오사카의 일본 귀족 집 뜰로 옮겨졌다가 1915년 총독부의 손으로 경복궁에 세워졌습니다.

중앙박물관은 "이번에는 사자상이 탑과 함께 복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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