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불가역적인 해결'의 조건은?

미국 워싱턴 DC 서쪽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청사 마당엔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미국 사회가, 정부가, 자치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보여주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3년에도, 올해도 아베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 오겠다 하면 미국 의원들이 먼저 나섰습니다.

일제의 전시 여성인권 유린을 규탄하고 사죄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사사에 주미 일본 대사에게 보냈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인 올해 미국은 전쟁의 유산을 청산하기를 원했습니다.

한일 관계는 화해와 치유 차원에서 최종적인 해결을 바랐습니다.

[에반 메데이로스/당시 미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지난 4월) : 역사 문제는 정직하고 건설적이며 솔직하게 다뤄야 합니다. 치유를 촉진하고 최종적 해결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베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진전을 원했고, 역사 퇴행적인 아베도 오바마 대통령 곁에선 조금은 달라진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과 도쿄가 위안부 협상으로 분주한 동안 워싱턴도 바쁘게 돌아갔습니다.

양측이 합의에 이르자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전화 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고위 외교 안보 참모인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 명의로 환영성명을 냈습니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보고받고 성명을 내도록 재가했다는 뜻입니다.

특히 한일 양측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데 주목했습니다.

한일 관계를 잘 아는 미국 정치인들도 성명을 냈습니다.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채택 때 의사봉을 잡았던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2차 대전 중 공포에 떨었던 위안부들이 수십 년 간 요구해 온 사죄를 받아냈다며 환영했습니다.

코널리, 파스크렐, 이스라엘 의원은 "아직 고통이 끝난 것은 아니다. 때늦은 감이 있고 갈 길은 멀다."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뛰어온 마이크 혼다 의원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진정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더 이상 역사 왜곡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빠져 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버지니아의 위안부 기림비 설립을 주도했던 워싱턴의 정신대대책위원회는 협상을 통한 해결은 환영한다면서도 "최종적인, 돌이킬 수 없는" 합의라는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정실/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회장 : 그것이 완벽한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해결 합의를 환영하면서 벌써부터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그 전제가 될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은 한일 간 합의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인정하고 수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