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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강력 엘니뇨로 포근한 겨울 가능성 커"

* 대담 : SBS 기상과학팀 공항진 부장

▷ 한수진/사회자:
 
올 겨울은 예상만큼 춥지가 않은데요. 지난해 12월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엘니뇨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데 또 이러다가 갑자기 추위가 닥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네요.

SBS 기상 전문 기자죠. 공항진 부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아침만 해도 공기가 차가웠는데 오늘 아침은 포근한 것 같아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오늘 아침 기온이 많이 올라 있습니다. 서울 기온 영상 7.5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평년 기온 그러니까 예년 이맘때 기온보다 무려 10도 가량 높은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10도나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네. 어제보다 7도 이상 올라갔는데요. 다른 지방도 기온이 높기는 마찬가지여서 대부분 영상의 포근한 아침을 맞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2월인데 말이죠. 7.5도. 지난 달 말까지만 해도 이른 추위에 폭설도 이뤄져서 올 겨울 어떻게 나나 걱정하는 분들 많았는데 12월 들어서는 추위가 주춤하고 있네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12월도 열흘 가까이 지났는데요. 돌이켜보면 추위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반짝 추운 날이 많았지만 한낮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포근해지곤 했거든요. 서울 기온을 한 번 보겠습니다.

12월 중에 가장 추웠던 날은 지난 주 금요일이었던 4일이었는데 최저 기온이 영하 4.4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바람이 불어서 체감 온도는 더 낮았지만 이 정도 추위야 겨울에는 늘 경험하는 정도니까 파괴력은 적었습니다.

그나마 이 날도 낮 최고기온이 영상 3.1도를 기록해서 추위가 오후에 바로 누그러졌죠. 같은 날 대관령 기온이 영하 8.9도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이 12월 최저 기온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11월 27일에 기록한 영하 9.3도보다도 높은 기온이어서 12월에는 추위다운 추위가 없었다고 해도 무난할 것 같고요.

보통 매서운 추위를 느끼려면 낮 기온도 영하에 머물러야 하는데 12월 들어서 서울 기온이 종일 영하권을 맴돈 날은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침에는 좀 춥다가 오후 되면 풀리고 그러더라고요. 지난 해 12월과는 많이 다른 거죠?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날씨는 금방 잊어버리는 게 당연합니다. 사실 지난 주 날씨 기억하는 분 많지 않은데 그래도 지난 해 12월 추위를 기억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워낙 추웠거든요.

12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동안 맹추위가 이뤄졌는데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졌고 체감온도가 영하 15도 아래로 곤두박질하기 일쑤였습니다.

특히 지난 해 12월 5일은 서울 기온이 영하 10.1도까지 내려가면서 평년보다 10도 가량이나 낮은 기온 분포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은 초순뿐 아니라 중순 하순 가리지 않고 매서운 추위가 이어졌는데 서울 기온이 영하 8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지난 해 12월은 31일 가운데 11일이나 됐습니다.

12월 이른 추위가 이어지면서 한강도 1월 초에 얼어버렸는데 평년보다 열흘이나 이른 것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하시니까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제가 두꺼운 옷 사고 그랬어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그렇죠. 옷 사러 가신 사람도 많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큰일났다 이번 겨울 그런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런데 지난 달 기상청이 전망하기로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12월이 춥다고 하지 않았어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그랬어요. 기상청은 겨울철 기상 전망에서 올 겨울 매서운 추위가 자주 몰려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12월은 조금 추울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겨울 시작이 요란할 것으로 본 것인데 기상청은 그 근거로 평소보다 북극 찬 공기가 발달하고 있고 또 찬 공기가 이동하는 길이 한반도 쪽으로 뚫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역의 얼음이 평년보다 적게 녹아서 얼음 면적이 커졌고 유라시아 대륙에는 눈이 많이 내렸는데 얼음과 눈이 태양에너지를 평소보다 더 많이 반사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태양열은 많이 반사하면 당연히 기온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지면 부분 공기가 차가워졌고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몰려온다는 분석을 내놨었는데 이 분석이 조금 빗나간 것이에요.

그러니까 기상청은 11월 하순 갑자기 밀어닥칙 찬 공기 그리고 눈 구름이 12월에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본 것인데 이 전망이 빗나간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빗나간 이유는 뭘까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 공기가 북쪽 찬 공기의 남하를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12월부터는 보통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에 세력을 확장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남쪽 공기에 눌려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 배경에는 사상 3번째로 강력한 엘니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엘니뇨는 동부와 중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을 때를 일컫는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는 예상치 못한 충격을 주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겨울에 비해 기온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이상난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엘니뇨 때문이다. 이번 엘니뇨가 그렇게 강력하다.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사상 세 번째로 강력하니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금 전 세계가 엘니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12월 초순이 춥지 않다고 해서 올 겨울 내내 춥지 없다고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추위는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추위가 아주 없지는 않겠죠. 매서운 추위는 아니더라도 아침 기온이 영하권을 맴돌면서 공기가 차가운 날씨는 다음 주 중반 이후에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음 주 수요일 그러니까 12월 16일쯤 서울기온이 영하 3도까지 내려가겠고 이후에는 영하 5도 안팎의 추위가 4,5일 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그러니까 다음 주 주말은 추울 것 같은데요.

이 정도 추위는 사실 겨울 추위로는 심한 것이 아니어서 견딜만 하겠지만 갑자기 추워진 것이어서 더 춥게 느껴질 가능성이 큽니다.
 
▷ 한수진/사회자:
 
포근하다가 조금만 떨어져도 아이고 추워서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 공항진 SBS 기상과학팀 부장:
 
그렇죠. 그 이후 날씨도 궁금하실 텐데요. 12월 하순 날씨 전망은 무척 어렵습니다. 한 차례 정도 매서운 추위가 몰려올 가능성이 있어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는 서울의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가까이 내려가고 낮에도 영하의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또 1월에는 날씨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 여전히 남쪽 공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엘니뇨가 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여전한데요.

그래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2월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하지만 기온이 높다고 해서 기습 한파가 없는 것은 아닌데요.

1월에서 2월 초순까지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가 한 두 차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온 변화의 폭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적지 않은 피해도 우려가 됩니다. 또 눈도 궁금하실 것 같아요.

1월과 2월 강수량은 당초 예상한 것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하지만 서해안이나 동해안을 중심으로 국지성 폭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고요.

또 특히 이른 봄인 3월에도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SBS 기상전문기자 공항진 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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