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출범시킨 주인공…파란만장 정치인생

<앵커>

최연소 국회의원에 9선의 역대 최다선 국회의원, 32년간의 군정을 끝내고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인생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정윤식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기자>

1927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난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54년 만 25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1963년에는 군정 연장 반대 시위를 하다 투옥되기도 했고,  1979년 신민당 총재 시절에는 유신 정권에 의해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되고 가택연금 조치까지 당했습니다.

[김영삼 前 대통령/1985년 가택연금 당시 : 날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 해!]

짧았던 80년 서울의 봄 이후 들어선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1983년에는 무려 23일 동안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6월 민주 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되자, 1987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에 실패하며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1990년 정치적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3당 합당에 동참했고,  이를 기반으로 1992년 대한민국 14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32년간의 군정을 끝내고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습니다.

[1993년 대통령 취임식 : 오늘 탄생되는 정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불타는 열망과 거룩한 희생으로 이뤄졌습니다.]

취임 이후에는 금융실명제 도입을 통해 경제정의를 실천했고, 하나회 해체를 통해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했습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명분으로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을 법정에 세워 역사의 단죄를 받게 했습니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 터져 나온 한보 비리 사건에 차남 현철씨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했습니다.

[1997년 '한보 비리' 관련 대국민사과 :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임기 말 외환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던 것은 정치인생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