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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재정 “일부 교육감 대안교과서 만들겠다? 바람직하지 않아”

* 대담 : 이재정 경기 교육감

▷ 한수진/사회자: 

휴일인 어제도 여야는 국정교과서 공방을 이어갔는데요. 정치권의 대국민 여론전 만큼이나 교육계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국정 교과서가 나오더라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직 교육감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정교과서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어서 앞으로 다른 지자체의 교육감들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관련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육감님 나와 계시지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국정화 교과서 안 쓰겠다, 이른바 선언을 하셨는데 그냥 하신 말씀은 아닌 거죠?

▶ 이재정 경기 교육감: 

그렇습니다. 어쨌든 국정화 교과서는 반드시 막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요. 

▷ 한수진/사회자: 

반드시 막아야 한다?

▶ 이재정 경기 교육감: 

강력한 표현을 한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이게 2017년부터 시작하자고 하니까요. 국정화 교과서를. 그 이전까지 최선을 다해서 막아나가는 방안을 세우겠고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각에서는 경기도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의견 수렴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일이냐, 이런 지적이 있기도 한데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왜 안 했겠습니까. 학부모들 말씀도 들어보고 역사 선생님들 말씀도 직접 들어보고요. 특히 선생님들이 고민을 많이 해요. 학교 현장에서 이게 강화가 되면 자기들 양심으로서는 도저히 자기들 지식으로서는 도저히 가르칠 수가 없겠다. 교육감으로서는 어떻게 하겠냐.

그래서 제가 교육감으로서 제가 책임지고 막아나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얘기했죠. 왜냐하면 교과서 선택은 궁극적으로 선생님이거든요. 물론 교장이 결정을 최종적으로 합니다만, 몇 단계를 거쳐서. 어쨌든 선생님들이 쓰게 될 텐데 선생님들은 도저히 쓸 수가 없다고 하면 교육감이 그걸 막아나가는 것이 교육감의 책임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다음 달 정부의 행정 고시가 있게 되면 사실상 손 쓸 수 없는 거 아닌가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어떤 것을 해서든 돌이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정책도 잘못되면 돌이킬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돌이킬 수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 고시 자체가 교육부 차관의 전결이거든요. 국무회의 의결 사항도 아니고 국회의 심의 사항도 아니었기 때문에요. 정부가 이건 돌이키면 돌이킬 수 있는 일이죠.

▷ 한수진/사회자: 

돌이키면 돌이킬 수 있는 일인데 지금으로 봐서는 그럴 기미가 영 보이지 않는데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그게 걱정입니다. 지금 아시겠습니다만 지금 쓰고 있는 교과서도 다 지난 2009년에 대체로 검정 받은 책들이거든요. 이명박 정부 시절에 철저하게 교육부가 내놓은 교과서 집필 기준에 따라서 교과서 집필을 했고요. 물론 집필 위원으로 선정이 돼서 이 분들이 집필을 해서 철저한 검정을 받아서 그리고 출판이 된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

이제까지 문제제기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교육계에서나 학생들로부터나 학부모로부터 누구나 이론 얘기가 없었는데 별안간에 이번에 정치권으로부터 문제제기가 되면서 정말 어려움이 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청와대와 여당에서는 나오지도 않은 국정 교과서를 두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해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우리가 이미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유신시대 때 1970년 유신이 일어난 다음에 74년에 국정교과서로 전환시키면서 유신을 미화하고 독재를 미화한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바로잡자고 해서 1982년부터 국정화를 검정화로 바꾸기 시작한 건데요. 그 역사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근거 없이 얘기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당에서는 국정 교과서라고 해서 반드시 친일미화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 만드는 거 아니다. 이게 오히려 국민을 호도하는 주장이다, 이런 반박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이재정 경기 교육감: 

만약 여당이 그렇게 얘기하려면 지금까지 나온 국정교과서 출판에 대한 또 검정교과서나 인정교과서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 검토를 다시 한 번 하고 이제까지 모두다 교육부가 해온 일인데요. 교육부가 해온 모든 일을 뒤집어엎고 국정으로 가는 것은 스스로 한 일에 대해서 책임지는 일도 안 하고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저는 이런 문제가 정치권에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것은 학계와 교육계가 얘기해야지 교육문제를 왜 정치적으로 나와서 얘기하는지 저는 도대체 요즘 이해할 수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치적으로 얘기한다고 해서 말씀을 드리면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어제 이런 이야기를 했잖아요. 국정화 논란의 핵심은 현대사를 긍정적 역사로 보느냐, 부정적 역사로 보느냐 하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역사라고 하는 것을 누군가가 편견을 가지고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이분은 역사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그렇게 얘기한다면 그것은 잘 모르겠어요. 송복 교수 같은 사람이 별안간에 역사는 반대한민국이 많고 친북한적이다 이런 얘기를 해서 정치권이 그걸 받아서 얘기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한수진/사회자: 

독극물 얘기도 하셨죠.

▶ 이재정 경기 교육감: 

네, 실제로 이 역사교과서 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이 역사교과서는 철저하게 교육부의 지침에 의해 썼기 때문에 오히려 보수 진영이 주도하는 의견을 100% 반영한 것이지 다른 것이 아니라고 실제 필자들은 그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 보수 진영에서 보면 산업화와 경제 성장에 대해서 편향적 해석이 문제가 된다. 이런 지적을 하면서 말이죠. 어제 김무성 대표는 아마 연장선상인 것 같은데 현재 역사교과서에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은 한 장뿐이다, 김일성 사진은 석 장이나 나온다. 이런 지적도 했더라고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웃음) 그것도 뭔가 잘못된 얘기 같은데 제가 그래서 그 책을 살펴봤습니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가 쓴 ‘고등한국사’라는 책인데요. 이 책을 제가 보면서 전혀 그런 것을 발견할 수 없었고요. 이 분이 또 누구냐 하면 주진오 선생이라는 분이 한국근현대사교과서필자협의회 대표입니다.

이 분의 말을 빌리면 100% 자기는 교육부가 지시한 대로 꼼꼼하게 교과서 지침에 따라서 쓴 거고 그것을 교육부의 검정을 받아서 그리고 책 말미에도 검정 위원 명단 국사편찬위원회 명단 교육부가 지시한 관계자 명단을 다 실어서 이런 검정 과정을 거친 것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왜 이런 사진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이야기를 어느 한 부분을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만 그것을 뜯어서 얘기하는 건 잘못이죠. 전체 교과서가 어떻게 되느냐 이야기를 해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국사편찬위원회가 편향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고 하면서 한쪽에 경도된 집필진은 아예 배제한다고 하는데 이런 걸로도 부족할까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전 알 수가 없는 게 국사편찬위원회가 다 이 교과서 만드는데 관여하고 아시다시피 2009년에 나온 검정교과서들은 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때 어떻게 편향적인 교과서가 나올 수 있겠나요.

스스로 국사편찬위원회가 만일 그 일을 뒤집는다면 국사편찬위원회가 잘못한 거죠. 정말 다 책임져야 할 상황 아니겠습니까. (웃음) 전 잘 납득을 못 하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일부 교육감들은 역사 교재를 공동 개발 하겠다고 하고 있는 건데요. 교육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어쨌든 국가가 국정화한다고 해서 교육감들이 따로 

▷ 한수진/사회자: 

대안교과서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우리가 인정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도 별로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봐요.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자유집필제로 가야 되겠죠. 교과서를 역사가들이 여러 측면에서 써서 그 교과서를 가지고 다양하게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과 학교 운영위원회와 교장과 그 교과서 선택하는 과정이 있거든요. 이런 민주적 방법에 의해서 선택을 하면 그게 올바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검인정도 아니고 아예 자유 발행제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보면 하여튼 여러 가지로 걱정을 할 만한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으로서 국정 교과서는 교육감께서는 백지화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런 입장이신 거고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역사를 되돌려 버리는 것이고요. 또는 학교 교육에 대한 민주적 교육 절차를 아주 훼손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교에 일방적인 편향적인 교과서를 가지고 교육시키는 경우에 우리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육감으로서 교육적 책임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반드시 막아야 한다. 만약에 막지 못한다면 이거 어떻게 되나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어떤 방법이든 강구를 하겠습니다. 우리 학생과 학교를 지키는 목적에서 저에게 주어져있는 모든 책임과 권한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정부에서는 국정교과서 그대로 추진할 것 같습니다. 어제 TF팀까지 꾸렸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소식 들으셨죠?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 한수진/사회자: 

놀라셨어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네. 그거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전부터 일이 진행된단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 TF까지 만들어서 진행되는 건 몰랐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헌법재판소도 1992년 11월 12일에 역사교과서에 대한 것은 정말 국정보다 검인정 제도가 옳다.

교육의 전문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가야한다는 얘길 했는데요. 이런 모든 국가기관의 결정들을 우리가 존중하면서 가는 것이 역사 발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정부 스스로가 역사 발전을 저해한다고 하면 이렇게 되면 큰일이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학생들도 그렇고요. 교사도 그렇고 거리로 나와서 반대 시위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교육부는 현수막 게시도 그렇고 촛불문화제에 참여를 유도하는 행위도 그렇고 엄정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걱정스러워요. 이 문제 가지고 학생들도 거리에 나선다는 게 안타까운 건데요. 오죽하면 학생들도 나서려고 하겠습니까. 지난번 아시는 바와 같이 2008년 촛불시위 할 때도 역시 학생들이 주동이 돼서 했었는데요. 결국 학생들 스스로가 이걸 못 받아들이겠다고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옳지만 학생들까지 나오도록 만드는 우리 정부나 우리 학계에서나 교육계에서 깊이 자성할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엄정 조치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는 교육부가 자꾸 이렇게 엄정 조치, 엄정 조치하는데 조치 받아야 하는 건 교육부 아니겠습니까. 교육부가 스스로 잘못한 거 아니에요. 왜냐하면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한국사 집필 기준에 교육부가 스스로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분단 이후 북한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고 오늘날 북한의 세습 체제 및 경제 정책 실패, 국제적 고립에 따른 체제 위기와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 등을 서술한다. 이거 이대로 다 쓴 거예요.

교과서가요. 그러면 이것이 사실상 집필 기준에 의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썼는데 이걸 스스로 부인하고 국정화를 반대한다고 해서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엄격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 이것은 정부의 입장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학생과 교사를 지키는 교육부가 돼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요. 진보 교육감들과 어떤 연대 행동도 계획하고 계신가요?

▶ 이재정 경기 교육감: 

저희가 계속해서 교육감 협의회를 긴급 정례적으로 모이고 있고요. 다음번 모임이 11월 초에 있게 되는데 거기서 아마 적극적으로 국정화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재정 경기 교육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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