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머그] '저도 아버지 있는 자식입니다' 65년 만에 불러본 그 이름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상봉 첫날이었던 지난 20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60여년 동안 헤어졌던 남과 북의 가족들이 기적 같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곳에서 청주 흥덕구 강내면에 사는 이순규(84) 씨는 아들 오장균 씨와 함께 남편 오인세(83) 씨를 65년 만에 만났습니다. 부부가 각각 남과 북으로 떨어지게 된 것은 한국전쟁이 막 발발한 1950년 7월, 백년가약을 맺은 지 불과 7개월 만이었습니다. 당시 이씨의 뱃속에는 아들 오장균(65) 씨가 있었습니다.

이 씨는 북측에 있는 남편 오 씨가 죽은 줄로만 알고 37년 전부터 제사를 지내왔는데요, 아들 오 씨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저도 이제 아버지 없는 자식이 아니다"라고 울먹이며 "아버지 있는 자식으로 당당하게 서겠다"고 말했습니다. 65년 만의 만남을 어색해하는 부모님에게 아들은 "가까이 앉으라"고 주문과 함께 가벼운 농담을 건네기도 합니다.

만남은 기다림에 비해 너무 짧았습니다. 상봉 행사장을 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아들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바라만 보는데요, 1차 상봉단은 오늘(22일) 작별 상봉을 끝으로 귀환합니다. 애틋한 가족의 만남을 SBS 비디오머그에서 준비했습니다. 

기획 : 김도균 / 구성 : 박주영 / 편집 : 박선하
(SBS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