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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너! 고소!" 이 병장과 악어의 눈물



지난주, 우리 군과 관련된 또 다른 충격적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성추행하고 괴롭히다가 죽게 만든 이른바 '윤 일병 사건' 이 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주범으로 지목돼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이 병장이 육군 교도소 안에서도 가혹 행위를 일삼았다는 사실을 SBS가 단독보도한 겁니다.

[A 씨/가혹 행위 수사 참고인, 목격자 : 섬유유연제 있지 않습니까. 그걸 막 먹으라고 한 일병 입에 뿌리기도 했었고요. 입에 넣어서 얘가 괴로워하니까 저희가 샤워기로 헹궈줬거든요.]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교도소 안에서도 상대만 바꿔서 비슷한 가혹행위를 하는 이 병장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지난 8월 가혹행위를 군 교도소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또 한 번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이 병장이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 한 일병 또한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라며 맞고소한 겁니다.

한 일병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입니다.

진짜일까요? 목격자들은 터무니없다고 말합니다.

[A 씨/한 일병 가혹 행위 수사 참고인, 목격자 : 쌍방으로 보이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걸로 고소를 한 거예요.
(한 일병이) 자기를 막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고.]

[김 모 씨/가혹 행위 목격자 : 아휴, 그건 상상도 못 하죠. 절대 못 해요. 말도 못 거는데.]

이 병장이 같은 방 수감자들에게 자신을 옹호해 주는 허위 진술을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김 모 씨 / 가혹 행위 목격자 : (이 병장이) 저희한테도 입을 맞춰달라고 몇 번이고 계속 그랬었거든요. 저희가 진술을 안 했죠. 진실이 아닌데 자꾸 막 이상한 말을 지어내서.]

하지만, 수감자 누구도 이 병장을 옹호하는 증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군 조사본부는 이 병장의 가혹행위를 확인한 후, 군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군 검찰에선 이 병장이 한 일병에 대해 맞고소한 부분은  모두 허위로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 재판장에서 자신의 가혹행위를 반성한다며 눈물을 흘렸던 이 병장.

2심 재판부는 반성하는 모습이 엿보인다며, 형량을 45년에서 35년으로 깎아줬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그는 교도소에서 다른 대상을 골라 가혹행위를 시작했습니다.

교도소 관리자는 가혹행위를 보고도 고개를 돌렸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상황을 알면서도 군 조사를 기다리겠다며 직권 조사를 미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침묵하는 동안, 또 다른 피해자 한 일병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았습니다.

윤 일병 사건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피해 대상이 윤 일병에서 한 일병으로 바뀌었을 뿐, 이 병장도, 군 당국도, 인권위도 하나도 변한 게 없어 보입니다.

취재: 김종원 SBS 기자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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