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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MAXIM이 까는 MAXIM




"The cover and corresponding feature published by Maxim Korea is deeply troubling."
"We condemn it in the strongest terms."

"이 표지와 해당 기사는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는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맥심코리아에 대한 이 성명.

어느 여성단체가 발표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 성명은 남성 잡지 맥심의 미국 본사가 발표한 것입니다.

본사인 미국 맥심 본사가 한국판을 비판하는 이런 일은 어쩌다 벌어진 것일까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

맥심코리아의 2015년 9월 호 표지 사진 때문입니다.

자동차 트렁크 문 사이로 보이는 축 늘어진 여자 다리, 그 앞에 거만한 표정의 남자가 서 있습니다.

명백하게 여성에 대한 납치와 폭력을 은유하는 사진입니다.

많은 사람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맥심코리아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맥심코리아 / 8월 21일 입장]

"화보 전체의 맥락을 보면 아시겠지만, 살인·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화보 어디에도 없습니다.
일부에서 우려하시듯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습니다."

그러자 맥심코리아에 분개한 사람들이 영어로 청원운동을 시작했고, 해외 언론사에까지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맥심 본사가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것입니다.

본사의 입장이 나오자 맥심코리아는 그간의 태도를 바꿨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이미 배포된 9월호는 전량 회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맥심코리아 사과문]

“MAXIM 한국판은 최근 발행된 2015년 9월호 뒷면과 해당 기사란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싣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범죄 현장을 잡지 화보로 연출하는 과정에서 결코 범죄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그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것은 전적으로 저희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합니다."


보름 가까이 꿋꿋하게 버티다 본사의 입장이 나오자 재빨리 발표한 이 사과문을 사람들은 진정성이 있다고 받아들일까요?

맥심코리아는 잡지를 사서 보는 한국 소비자보다 미국 본사의 한마디가 더 무서웠던 걸까요?

화보도, 사과도, 커피보다 더 씁쓸함을 남기는 맥심인 것 같습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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