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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달라요"…과자·고기도 '숙성' 전성시대

<앵커>

숙성시켜 먹는 대표적인 음식하면 된장이나 간장, 치즈 같은 음식을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최근에는 고기를 숙성시켜서 구워 먹는 게 유행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고깃집이 많습니다. 숙성 방식은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과자 같은 가공식품이나 커피나 차를 만들 때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승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밀가루 반죽을 오븐에서 구워낸 뒤,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초콜릿을 입힙니다.

완성된 파이 제품은 출고되기 전 섭씨 22도 저장고에서 꼬박 사흘을 놓아둡니다.

숙성 과정을 거치는 겁니다.

갓 만든 파이의 빵 부분은 비스킷처럼 단단해 씹기가 쉽지 않지만, 숙성시키면 크림 속 수분이 서서히 스며들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수분이 이동하면서 재료의 맛과 향도 골고루 퍼지고, 제품의 변질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노회진/과자 제조업체 식품안전센터 박사 : 어느 한 쪽에만 수분이 있으면 미생물에 굉장히 취약해집니다. 수분이 잘 (골고루) 분포가 돼 있어야 그런 현상들이 방지됩니다.]

숙성시킨 고기는 일반고기보다 30% 정도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입니다.

일반 소고기를 바람이 잘 통하는 냉장시설에서 5주 정도 말리면 숙성 전보다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맛도 좋아집니다.

[정재은/서울 마포구 : 씹는 맛도 있으면서 부드럽고 다른 고기보다 훨씬 풍미가 많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고기 근육을 형성하고 있던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조직이 연해지고 구수한 맛을 내는 성분도 생기는 원리입니다.

설도, 우둔살 같은 질긴 부위도 숙성을 거치면 구이용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전형주/장안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유리아미노산이라는 게 만들어지고, 유리아미노산·핵산 이런 것들이 맛도 증가시키는 게 고기의 숙성입니다.]

우려낸 커피 원액이나 차도 떫은맛을 내는 탄닌을 없애기 위해 하루 이상 놔뒀다 마시는 게 유행이듯 숙성의 활용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황인석,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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